현역 해병대원 일행이 쏜 수백발 비비탄을 맞고 안구가 손상된 개가 결국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다. /사진=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경남 거제에서 현역 해병대 군인 등으로부터 비비탄 수백 발을 난사당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은 반려견 '매화'가 결국 안구를 적출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살아남은 매화의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비비탄 총알에 정통으로 맞은 눈을 살리기 위해 4번의 마취를 감행해 치료를 했다"며 "결국 매화의 눈은 실명되었고 전날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애교가 많고 유난히 순했던 매화는 비비탄 사건 이후 사람을 경계하며 짖고 주인을 물 정도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 견주 또한 위로의 말씀을 해드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큰 상실감과 충격으로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지난달 8일 경남 거제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당시 휴가를 나온 해병대 현역 군인 등 20대 남성 3명은 오전 1시15분쯤 식당 마당에 묶여 있던 개 4마리를 향해 비비탄총 수백 발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매화를 포함한 개 2마리가 중상을 입었고, 1마리는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가해자들은 친구 사이로 2명은 현역 군인, 1명은 민간인 신분이었다. 경찰은 군인 2명에 대해서는 군부대에 사건을 넘기고, 민간인 1명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시민의 공분을 샀고,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에는 4만명 이상이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탄원서가 4만장 이상 모였지만 멈출 수 없다"며 "현재도 거짓말과 변명을 하는 가해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포와 고통을 느끼며 죽어간 솜솜이와 영문도 모른 채 눈을 적출당한 매화를 대신해 가해자들이 강력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