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상무가 14일 열린 학습회 'SEMinar'에서 AI 서버·전장용 MLC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연 기자
"고부가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시장에선 아직 중국이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학습회 'SEMinar'에 참석한 이민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상무는 중국과의 고부가 MLCC 기술 격차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하며 "삼성전기는 AI용 서버용 MLCC 시장에선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며 "MLCC 연구개발(R&D) 리소스의 약 70%를 고부가 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자부심은 제품 개발 역량에서 비롯됐다. 이 상무는 "MLCC를 최대한 얇고 균일하게 제조하는 공정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좁은 면적에서도 높은 용량과 신뢰성을 구현한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주로 IT 제품군에 적용되지만, 향후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되면 더 경쟁력은 더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AI 고도화, 전장화 추세로 전자제품당 MLCC 탑재량이 증가하면서, 삼성전기의 초소형·초고용량 제품 개발 역량이 더 부각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MLCC는 전자기기의 전력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부품으로, 저장한 전기를 CPU·GPU 등 반도체 부품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핵심 원재료인 세라믹 분말(파우더)을 미세화하는 기술력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 상무는 "작은 파우더를 만들 수 있는 제작 공법들을 개발해 실제 공정에도 적용하고 있다"며 "부산 사업장에서 연구개발 및 원료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MLCC가 범용 제품이지만 고객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 상무는 "고객사가 요청하는 제품 스펙이 매우 구체적인 경우도 많다"며 "이 경우에는 고객사들의 요구사항을 적절하게 조율해 제조하고 있다"고 했다.

차세대 전자부품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산업·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에는 AI 서버용, 동작 기능에는 전장용 MLCC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