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6월부터 투타를 겸업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다시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기 시작한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오랫동안 투타 겸업을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 단계씩 밟아가는데, 먼저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부터 목표로 설정했다.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올스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다저스 선수단 전체가 포스트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며 "나도 포스트시즌에 선발 투수로 나설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23년 시즌 종료 후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2023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지난해 공을 던지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통해 투수 복귀전을 치르며 투타 겸업을 재개했다.

당초 올스타전 이후 투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발진이 무너진 팀 사정상 투수 복귀를 앞당겼다. 대신 오프너로 짧은 이닝만 소화했고, 조금씩 이닝을 늘려갔다.

오타니는 투수로 5경기에 등판해 9이닝 10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00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투구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 로이터=뉴스1


타자로는 95경기에 나가 타율 0.276과 102안타 32홈런 60타점 91득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87로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등판에 대해 "후반기에 투구 이닝을 늘리는 것이 먼저"라며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포스트시즌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을 만한)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타를 겸업하며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결승 미국전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9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으며 우승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내년 WBC에서 투수 등판에 대해 "올 시즌이 끝난 뒤에 고민해보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오타니는 오랜 기간 투타 겸업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타자보다) 투수로 나갈 때 더 뜨거워지는 순간을 느낀다. 타석에 있는 것보다 마운드에 있는 시간이 더 길고, (투수가) 결정적 상황을 맞이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마친 뒤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큰 행복을 느꼈다"며 "가능한 오랫동안 투타를 겸업하며 야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아내 다나카 마미코. ⓒ AFP=뉴스1


오타니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개인 5번째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무대를 누비게 된 오타니는 "홈런이나 안타를 치면 좋겠지만, 훌륭한 투수들을 상대로 나만의 스윙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아내 다나카 마미코, 딸, 애완견 데코핀과 함께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오타니는 "올스타전 레드카펫은 아내와 둘이 함께만 걷기로 했다. 딸은 아직 걸을 수 없다"고 웃었다.

올해 초 아버지가 된 오타니는 "오전에 딸의 목욕을 돕고,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면 딸을 돌본다"며 "집에서 아이의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다.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데,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