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한국과 일본의 통산 82번째 남자 축구대표팀 간 대결이 펼쳐진다.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겨루는 한일전이다.
홍명보호가 앞서 치른 중국, 홍콩전과는 다른 양상이 예상된다. 시종일관 주도권을 쥐고 몰아붙이는 경기가 아닌, 수시로 공수를 교대하는 흐름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압박 강도는 세지고 전개 속도 역시 빠를 것이 자명하다. 한일전이라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고려해야 한다.
K리그 정상급 선수들로 꾸려진 현 대표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일본도 J리거들로 구성돼 K리그와 J리그의 묘한 자존심 대결로도 비쳐진다. 1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도 보다 특별하게 지켜볼 경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7시 24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일본을 상대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을 갖는다. 앞서 4시부터 중국과 홍콩의 경기가 열리고 한일전으로 남자부 일정을 마무리한다.
4개국이 참가한 대회지만 시작부터 초점은 한일전에 맞춰져 있었다. 한국은 지금껏 5개 국가(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만 달성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일본은 개최 3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나라다. 아시아 내에서도 존재감이 작은 중국-홍콩과는 수준차가 있다.
양국 모두 1, 2차전 엔트리를 크게 바꾸면서 로테이션을 가동, 맞대결에 대비했다. 소집한 선수들을 대부분 활용하겠다는 의중도 있으나 '베스트 멤버'의 체력을 고려하며 최종전에 대비하는 인상이 더 짙었다.
홍 감독도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일본전은 대회 마지막 경기다. 컨디션이 좋고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겠다"며 "중요한 경기인 만큼 이기도록 준비하겠다"고 결승전 같은 최종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과의 1차전과 홍콩과의 2차전 모두 홍명보호는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월드컵 예선 기간 내내 가동했던 포백 대신 스리백 전술을 가동하는 변화 속에서도 무리 없는 운영으로 승리를 거뒀다. 짧은 훈련 시간에도 벤치 의중을 흡수한 선수들을 칭찬해야겠으나 상대가 약했고 무뎠던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
첫 상대 중국은, 초반 나름 강력하게 나오는 듯했으나 전반 8분 만에 이동경에게 원더골을 맞은 뒤 휘청거렸고 이후에는 대응이 소극적이었다. 홍콩은 아예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밀집수비를 펼치면서 1차전 일본전 대량 실점(1-6)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요컨대 여유롭던 앞선 2경기와 일본전은 여러모로 다르다. 내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과 빠르게 공수를 전환해야 하는 것은 선수들의 집중력이나 체력 소모 등에서 차이가 크다. 그나마 한풀 꺾였으나 여전히 고온다습한 날씨도 괴롭다.
그래도 선수들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홍 감독은 "1년 후의 일을 지금 미리 이야기 하는 건 성급할 수 있지만,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몇 명 있다"며 대회 기간 가능성을 보인 자원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특정하진 않았으나, 언급한 대상이 한일전 출전 명단 안에 있을 확률이 높다.
J리거들이 주축인 일본대표팀 선수들 역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겨야 북중미행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상대 선수들의 의지도 다를 바 없으니 평가하기에 더 좋은 판이다.
폭염 속에서 2주 넘게 고생한 선수들 입장에서는 마지막 시험 같은 경기다. 한일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눈을 잡는다면, 월드컵 희망도 보다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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