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지원하는 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부동산 공약으로 내놨다. 그동안 민주당 정부는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규제 완화 등에 신중한 전략을 유지해온 만큼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4기 신도시 공약을 철회하고 기존 1·2·3기 신도시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택지와 유휴 부지의 활용, 도심 고밀화를 언급했다.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가 완화되면 사업주체인 조합과 시공사의 분양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 공식 준비 절차에 착수하며 공공 주도 개발 방향을 밝히면서 규제 완화의 불가피성도 인정했다.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를 큰 틀에서 유지하며 서울 고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된 집값 불안 문제에는 강력한 추가 제재 조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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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심 공급체계 구축… 용적률 상향으로 공급 확대━
정부는 보상 문제 등으로 사업 진행이 지연됐던 3기 신도시를 지속 추진하고 공급 확대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국 8곳에 조성 중인 3기 신도시 규모는 약 32만8000가구 수준이다.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조정과 함께 공공임대 확대를 유도하고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추가 지정도 검토한다.서초 서리풀(2만가구) 김포한강2지구(4만6000가구) 구리토평2지구(1만8500가구) 등 신규 택지의 용적률 상향과 공공기관 유휴 부지 활용, 상업용지의 주택용지 전환 등도 거론된다.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부가 조합과 시공사 공사비 분쟁에 개입해 분쟁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정비사업 병목 현상을 지적한 바 있다. 택지가 부족한 서울 도심의 고밀 개발을 위해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조정도 추진될 전망이다.
서울시도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의 용적률을 3년간 한시 완화한다는 방침을 16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결정을 통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종전 200%에서 250%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250%에서 300%로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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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익 공공 환수 등 여전한 리스크━
다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기부채납 규제는 현행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재건축 이익 환수의 공공성 원칙을 강조해 왔다.이에 공공 중심의 공급체계가 구축될 경우 민간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주도로 복합 개발, 역세권 고밀화 등 개발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김 후보자는 공공성 강화의 방향으로 판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개발이익 감소에 대한 민간의 합의를 유도하는 것은 과제로 남는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수도권 고밀화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 정책의 실행을 위해 기존 이해관계자들이 합의할 수 있는 균형 방안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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