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KB손해보험 보상 담당자에게 원하는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1년 동안 병원치료를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시도때도 없이 담당자에게 전화나 카톡을 보내며 괴롭히다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담당자가 SIU(특별조사팀)에 사고 분석을 의뢰했고 정밀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A씨가 접촉 전 시선과 모션각도 등을 토대로 고의로 사고를 야기한 것을 인지했다.
직전 사고 역시도 보험금 청구과정과 사고의 헝태가 해당 사고와 유사한 패턴이 있는 점 등을 확인하고 KB손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K-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역시 A씨의 사고를 '위험'으로 분류했다.
보험사기를 의심한 SIU는 A씨에게 경찰에 수사의뢰하겠다 통보하자 A씨는 앙심을 품고 콜센터 직원, 보상 담당자, 조사센터장에게 수백차례 전화나 카톡을 보내면서 폭언 및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남파간첩 훈련소 출신으로 거기서 배운 것을 보여주겠다며 협박하고 스토킹하기도 했다.
A씨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 된 이후에도 KB손보에 지속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종용했다. 이에 KB손보 SIU부장은 임직원 보호조차를 발동해 A씨를 협박과 업무방해, 스토킹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를 진행했다.
인천지방법원은 A씨에 대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는 것과 동시에 스토킹처벌법에 의거해 접근금지·전자적 방식에 의한 송신 금지 등을 명하는 잠정조치를 내렸다.
#. 2024년 7월 경기도 평택시에서는 70대 고령 운전자 차량만 노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수천만원 보험금을 챙긴 외국인 5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카메룬 국적 A씨와 공범인 아프리카계 외국인 4명으로 구성됐다.
주범은 A씨로 박사학위 비자로 입국한 뒤 실제 안성 소재 회사에 취업해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해오며 같은 회사에 취업한 외국인들을 범행에 가담시켰다. 이들은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평택 팽성읍 등 구시가지 교차로에서 5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
주로 낮 시간대 고령 운전자가 많고 이들이 사고 후속 대처에 미흡하다는 점을 노렸다. 고령 운전자들의 차량이 교차로를 통해 큰 도로로 진입하려할 때 일부러 들이받는 수법을 활용해 보험금 2500여만원을 챙겼다.
이들이 일으킨 여러 건의 고의 교통사고는 결국 KB손보 SIU에의해 꼬리가 잡혔다.
SIU는 비슷한 방식의 교통사고가 평택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대부분의 피해자가 고령 운전자라는 점을 의심해 조사에 나섰다.
보험사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A씨를 검거한 후 재판에 넘겼고 그는 결국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공범 3명도 징역형을 선고 받거나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KB손보가 'K-FDS'과 'K-DMS(빅데이터 분석시스템)'를 통해 보험사기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K-FDS·K-DMS는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보험사기 분석 시스템이다.
K-FDS·K-DMS의 보험사기 분석 작업은 ▲피보험자와 의료 데이터의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단계 ▲가공된 정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탐지 단계 ▲이상거래로 탐지된 건에 대응하는 조사 단계로 진행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K-FDS·K-DMS를 통해 매년 400건 이상의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있다.
K-FDS·K-DMS는 보험금 청구 및 이상감지를 통해 100개가 넘는 위험 요인을 파악한 후 '번개(매우위험)', '비구름(위험)', '구름(주의)' 등으로 위험도를 알려준다.
현재 KB손보는 ML(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보험사기 위험도가 높은 청구건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전문조사센터'에 배당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KB손해보험은 K-FDS의 고도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K-FDS 고도화 작업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 사기 유형 예측 및 위험지수 제공 ▲조사 방향 가이드 제시 ▲ 통합그룹 관리를 통한 연관도 분석 기능 ▲ 조사지원도구 리포트 제공 기능 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은 보험사기 예방·적발을 위한 전담부서인 SIU부서 기능 강화를 위해 전문인력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KB손해보험의 SIU부서는 장기SIU부, 자동차SIU부, 장기전문조사센터, 자동차전문조사센터 등 4개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KB손해보험은 SIU부서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수사기관 10년 이상 근무경력 갖춘 베테랑 전직 경찰 조사팀장과 의료심사자, 데이터 추출 및 분석 스탭 등으로 구성했다.
이 중 전문조사센터는 일반적인 SIU 부서와 달리 특정 청구력이나 특정 병원에 대한 기획 조사를 하는 조직이다.
자동차 전문조사센터는 자동차 고의사고를 자체적으로 적발하거나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건에 대해서 수사의뢰를 진행한다.
또한 장기전문조사센터 경우 비급여 및 부당청구 관련 유의병원 및 구상·소송업무를 맡고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보험사기 적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 해 운전자 바꿔치기, 자동차 연성 사기, 실손보험 사기 등 유형별 특화 모델도 강화하고 사후 탐지에서 실시간 인지로 더 많은 보험사기를 잡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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