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반려견도 인간처럼 사랑을 느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그레고리 번스 교수는 개의 뇌를 MRI로 촬영해 감정, 기억, 동기 반응을 분석한 연구 성과를 '개의 뇌과학'에 담았다.
번스 교수는 반려견 뉴턴의 죽음을 계기로 '개도 인간처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도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개를 마취하지 않고 MRI 장비에 적응시켜 뇌 활동을 촬영하는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주인의 체취에 반응해 개의 '미상핵'이 활성화되는 장면을 관찰했다. 미상핵은 인간이 보상, 애정, 기쁨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도파민 수용체 밀집 부위다.
결국 반려견도 인간처럼 미상핵을 활용해 감정을 처리하며, 주인의 목소리, 냄새, 손짓에 정서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인간과 유사한 감정 회로를 갖추고 있다.
다만 개는 감정 인지와 판단에 있어 전두엽 대신 하위 측두엽을 사용한다. 이 부위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볼 때 반응하는 영역과 유사한 활동을 보여준다. 이는 반려견이 관계를 감정적으로 인식하고, 사회적 단서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책 속 실험에서 번스 교수는 반려견 캘리와 눈을 마주보는 순간 꼬리핵이 활성화되는 장면ㄷ 관찰했다. 이는 시각 자극 이상의 감정적 유대 반응이며, 반려견이 인간과 감정을 교류한다는 명확한 증거로 제시된다.
또한, 개는 익숙한 사람의 냄새에만 강하게 반응하고, 낯선 냄새에는 거의 무반응을 보였다. 이 실험은 반려견이 정서적으로 친숙한 대상과 낯선 존재를 구분하며, 그 차이를 뇌 활동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개의 뇌과학'은 개의 감정과 행동을 단순한 본능이 아닌 과학적 관계로 접근하며, 인간과 개가 공유하는 감정 회로를 해부함으로써 반려동물과의 유대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 개의 뇌과학/ 그레고리 번스 저/ 이주현 역/ 동글디자인/ 2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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