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관 락업(의무보유 확약) 규제에서 벗어난 마지막 공모주들이 상장을 대기한다. 표는 올해 락업 비율 상위 10종목./그래픽=김은옥 기자
이달 기관 의무보유 확약(락업) 규제에서 벗어난 마지막 공모주들이 상장을 대기하고 있다. 규제 도입 전 막판 단타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상황.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첫 대어 대한조선과 ▲뉴로핏 ▲엔알비 ▲프로티나 등 지난달 신고서 제출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마쳤다. 아이티켐이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삼양컴텍 ▲지투지바이오 ▲에스엔시스 ▲에스투더블유 ▲그래피 ▲한라캐스트 ▲제이피아이헬스케어 등이 뒤이을 예정이다.


이후부터는 락업 3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첫 타자는 지난 8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큐리오시스가 유력하다. 이미 최근 수요예측 기관들은 전에 비해 가격보다 락업 비율을 높이는 분위기다. 락업 하위 10종목이 1분기에 집중된 반면 상위 10종목은 2분기 이후에 몰렸다.

공모주는 락업 비율에 따라 투자 성패가 갈리는 성격이 강하다. 비율이 낮을수록 초반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주가가 내릴 확률이 높다. 올해 공모가 대비 주가 등락을 보면 락업 상위 10종목에서 평균 122.3% 올랐고 하위 10종목에서 2.19% 내렸다. 하위 그룹에서 첫날 하락 마감했다가 이후 상승한 더즌과 피아이이를 빼면 8종목이 평균 23.4% 하락했다.
표는 올해 락업 비율 하위 10종목./그래픽=김은옥 기자
이달 수요예측을 마친 종목 가운데는 엔알비의 락업 비율 0.5%로 낮다. 올해 상장 종목 평균 6.1%를 밑돈다. 같은 시기 코스닥 상장하는 뉴로핏(9.3%), 프로티나(7.1%)와 대조적이다. 코스피 상장하는 대한조선은 61%로 올해 가장 높은 락업 비율을 기록했다.

엔알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가격을 높게 불러 물량을 최대한 많이 배정받고 단타 매도 태세다. 가격을 제시한 기관 99%가 희망 상단(2만1000원) 이상을 부르면서 15일 보유도 약속하지 않았다.


엔알비가 제시한 공모가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올해 1월 매입한 전환사채(CB) 발행가보다 높다.당시 SL인베스트먼트·코오롱인베스트먼트·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은 주당 1만5800원을 지불했다. 엔알비가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기 약 1주일 전 시점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가격보다 확약을 높이는 분위기는 공모주에 변동성이 적을 것이라는 예측이 전제"라며 "이에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기업이 올해 1곳도 나오지 않아 매우 건강한 흐름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관들이 확약을 보름도 걸지 않은 공모주는 변동성이 높아 하루 사이에도 몇배씩 급등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