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챗GPT에 먼저 물어봤어요. 성량은 부족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스타 댄서' 아이키(36)는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에 대해 "챗GPT에 평가를 부탁해 봤다"며 웃으며 말했다. 뮤지컬 출연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묻는 말에 대한 답이었다.
31일 서울 강남구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창작 뮤지컬 '프리다'에 출연 중인 아이키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아이키는 미국 NBC '월드 오브 댄스' 시즌 3,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트'에 출연해 독보적인 춤 실력으로 대중의 큰 인기를 얻은 댄서이자 안무가. '프리다'는 그의 첫 뮤지컬 도전작이다.
이 작품은 삶을 짓누르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마지막 생애를 다룬다. 프리다가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명인 '비바 라 비다'(인생이여 만세)처럼, 관객에게 고통 속에서 찾은 삶의 환희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첫 무대서 도파민 터지는 희열 느껴"
'프리다' 첫 무대에 올랐던 순간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짜릿했다, 도파민이 터지는 희열을 느꼈다"며 "새로운 영감이 필요하던 시점에 '프리다'는 아티스트로서 꼭 필요한 무대였다"고 했다.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묻자 "'프리다'를 정말 좋아했다"며 "여성 4명이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멋진 여성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아이키는 이 작품에서 '레플레하' 역을 맡았다. 쇼의 진행자이자 프리다의 연인인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한다. 그는 이 역할을 알게 됐을 때 "너무 해보고 싶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겠다 싶은 생각이 컸다"고 했다.
이어 "김지영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님이 '디에고가 '허밍버드' 무대를 하는데 이건 아이키가 정말 잘할 것 같다, 프리다를 유혹하는 장면에서 마음껏 뽐내보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허밍버드'(Humming Bird)는 디에고가 프리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며 부르는 노래로, 화려한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장면이다. 실제로 이 장면에서 아이키의 매력은 극대화된다. "'허밍버드'의 아이키는 압도적이다"라는 관람평이 나오는 이유다.
"김소향은 감사한 스승이자 선배"
아이키는 뮤지컬을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도 언급했다. "춤은 제 분야라 큰 걱정은 없었지만, 노래는 정말 도전이었다"며 "김소향 언니가 직접 개인 지도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프리다' 역의 김소향은 이 '새내기 후배'에게 발성부터 호흡, 발음까지 세심하게 가르쳐줬다고 했다. 아이키는 "소향 언니가 '넌 잘할 수 있어'라고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셨다, 제게 감사한 스승님이자 선배님"이라고 했다.
아이키에게 연기는 노래보다 더 높은 산이었다.
"처음엔 연기에 자신이 없었는데, 추정화 연출님과 선배님들이 어떤 강요도 하지 않으셨어요. '아이키, 해보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격려해 주셨죠. 덕분에 아이키스러운 레플레하와 디에고를 찾아갈 수 있었어요. 가장 '나다운' 무대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계속 과감하게 도전할 것"
아이키는 뮤지컬의 매력으로 '현장감'을 꼽으며 "무대 위에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게 대단히 매력적"이라며 "'시카고'처럼 쇼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 제가 무대에서 뽐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작품이라면 과감하게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관객에게 듣고 싶은 평으로는 "'성량이 풍부하다'란 말을 듣고 싶다(웃음)"며 "하나의 작품 속 배우로서, 그 역할을 잘 소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했다.
뮤지컬 '프리다'는 오는 9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프리다' 역에는 김소향 김지우 김히어라 정유지, '레플레하' 역엔 아이키 전수미 장은아가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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