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8095억원) 대비 3.7% 감소한 7797억원이라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억원에서 490억원으로 1155.1% 증가했다.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인 123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은 전방산업 회복과 원가 절감 효과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품목별 매출 비중은 EV 68%, 파워툴 15%, ESS 10%, 기타 7% 등으로 집계됐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EV향 매출은 533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 늘었다. 전방 고객사의 재고 정상화와 신차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생산 가동률도 동반 상승했다.
데이터센터 확충 및 재생에너지 전력 안정화 수요 증가로 비(非) EV향 매출도 증가세다. 파워툴(전동공구)용 소재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1% 증가한 1200억원이다. ESS용 양극재는 100% 증가한 814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며 전기차 외 부문의 안정적 매출 기반이 강화된 셈이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 지분투자는 회사의 수익성을 견인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현지 ESG 법인 지분 매입을 통해 확보한 장기 계약 이익 중 405억원을 이번 분기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ESG는 연간 4만톤의 니켈 MHP를 생산할 수 있는 제련소로, 이는 향후 전구체·양극재 제조의 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원료다.
재무 구조는 다소 부담이 늘었다. 2분기 말 기준 자산 총계는 4조7818억원, 부채는 2조837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2.7%, 5.2% 늘었다. 순차입금비율은 87%에서 99%로 상승했다. 유동비율은 10%포인트 하락한 104%다. 이는 인도네시아 ESG법인 지분 투자와 차입금 증가에 따른 것이다.
하반기 전망은 신차 출시와 ESS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고객사 신규 공장 SOP, 유럽 시장의 보조금 재개 기대감 및 ESS 성장 전망 등으로 견조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원가 절감 활동 및 생산 라인 운영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흑자를 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하반기 전략으로 소재 포트폴리오 확대와 탈중국 밸류체인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 하이니켈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HVM(고전압미드니켈), LMR(리튬망간리치), LFP(리튬인산철)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HVM 양극재 생산을 위해 기존 라인을 미드니켈 전용 라인으로 바꾸는 라인 전환을 진행 중이다. LFP 양극재의 경우 이미 구축한 연 3000톤 규모의 준파일럿 라인을 올해까지 준양산 규모인 연 5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LMR 양극재 양산을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LMR 제품은 에너지밀도가 높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채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자동차 OEM과 HVM, LMR, LFP 양극재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담당 최윤영 전무는 "LMR양극재는 현재 유수의 고객사를 통해 파일럿 스케일 제품 성능 검정을 완료했다"며 "LMR 양산은 품질 안전성 확보, 그동안 쌓아온 고객 인프라를 통해 타사 대비 조기 양산화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SS용 LFP에 대해선 "AI 시장 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현재 북미와 유럽에서는 여전히 삼원계 배터리가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탈중국 가능한 LFP 소재를 개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 검증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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