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솔제지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같은 달 16일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건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려는 취지로 공장 관계자 등의 휴대전화도 분석하고 있다.
한솔제지 대전 신탄진공장에서 16일 오후 3시30분쯤 30대 근로자가 가동 중이던 기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공장 측은 사고 발생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56분께 남편이 귀가하지 않았다는 근로자 아내의 신고를 받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경찰이 공장 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불량품 및 폐종이를 펄프 제조기에 옮기는 과정에서 A씨가 기계 내부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노동 당국은 한솔제지 대전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장을 찾은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점검 후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중대 사고에도 한솔그룹을 이끄는 조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경록 한솔제지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개선책 마련 등을 내놨으나 그룹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근로자 사망과 같은 중대 사안에도 무대응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 회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솔제지 경영을 실질적으로 하는 이가 조 회장이라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단 지적이다. 한솔제지 지분소유현황을 살펴보면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하는 동일인 관련자 지분 총합이 30.67%에 이른다. 이중 30.49%를 지주회사 한솔홀딩스가 보유하는 만큼 조 회장이 해당 기업을 매개로 한솔제지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솔제지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던 조 회장이 올해부터 명단에 빠지면서 공식 책임은 피한 채 실속만 챙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노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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