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오랜만에 나선 국내 무대에서 연이틀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에 나선 윤이나(22)가 활짝 웃었다. 대회 '2연패'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윤이나는 8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추가, 중간합계 14언더파 130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단독 2위에 오른 고지원(21)과는 3타 차의 큰 격차다.
윤이나는 경기 후 "오늘도 어제처럼 샷과 퍼트 모두 순조로웠다"면서 "좋은 감각을 유지하면서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전날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노보기'의 안정된 경기력이 돋보였다.
윤이나도 "오늘도 보기가 없어서 정말 좋다. 끝까지 노보기를 유지했으면 좋겠지만 일단 매 홀, 매 샷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KLPGA투어를 정복하고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윤이나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LPGA투어 데뷔 이후 한 번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하며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윤이나는 "미국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적응 문제인지 내 실수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면서 "그런데 오늘 경기를 해보니 적응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했다.
윤이나에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큰 의미다. 그는 지난해 대상, 상금,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타이틀을 휩쓸면서도 우승은 한 번뿐이었는데, 그 우승이 바로 이 대회다.
윤이나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갔는데,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기운을 받고 미국에 돌아가면 우승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이틀 연속 활약을 이어간 만큼, 2연패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윤이나는 "앞서 나가고 싶지는 않다. 김칫국을 마시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2연패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욕심이 나는 타이틀"이라고 했다.
그는 "너무 간절히 원하면 오히려 잘 안될 수 있다. 어제와 오늘처럼 과정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선배 신지애(37)의 조언도 이번 대회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윤이나는 "최근에 신지애 프로님이 봐주셨는데, 너무 급하고 덤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래서 이번엔 샷도 퍼트도 리듬과 템포에 신경 썼더니 잘 됐다.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이틀도 템포와 리듬에 집중한다면 경기가 잘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