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호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 (FIBA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강호 레바논을 잡고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안준호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죽음의 조 탈출에 만족하지 않고 새 역사를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레바논에 97-86으로 이겼다.

대회 첫 경기에서 호주에 61-97, 36점 차 대패한 한국은 이후 카타르와 레바논을 연파하고 2승 1패로 조 2위를 차지했다.

2022년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레바논은 FIBA 세계랭킹이 29위로, 한국(53위)보다 24계단 높은 강팀이다.


그러나 이정현과 여준석이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한국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31개-36개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또한 정확한 외곽포로 레바논을 무너뜨렸다. 3점 슛 38개를 던져 22개를 넣는 대단한 집중력을 선보였다. 한국의 3점 슛 성공률은 무려 57.9%에 달했다.

유기상이 3점 슛 8개 포함 28득점을 기록했고, 이현중도 3점 슛 7개 포함 28점으로 펄펄 날았다.

경기 후 안 감독은 "그동안 팬들께서 대표팀에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 격려 덕분에 '원팀 코리아'가 돼서 우리만의 농구를 펼칠 수 있었다. 여준석과 이정현이 결장했으나 나머지 선수 10명이 두 선수의 몫까지 충분히 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발 출전한 김종규, 문정현, 양준석이 활력소 역할을 해줬다. 코트에서 쓰러질 각오로 내보냈는데, 그것이 승기를 잡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대표팀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색깔인 스피드와 디펜스, 외곽슛이 함께 살아나야 한다. 선수들 모두 각자 가지고 있는 기량을 바탕으로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잘 이행해줬다. 특히 수비에서 하나가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이현중, 유기상, 양준석으로 이어지는 공격력이 좋았다. 그리고 하윤기, 이승현, 김종규로 이어지는 제공권 다툼에서 상당히 선전했다"고 덧붙였다.

이현중(오른쪽)은 11일(한국시간)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레바논전에서 3점 슛 7개 포함 28점을 기록했다. (FIBA 제공)


이번 대회는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진행한 뒤 각 조 1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직행한다. 각 조 2위와 3위는 8강 진출권을 놓고 토너먼트를 펼친다.

A조 2위 한국은 12일 B조 3위 괌과 격돌하며,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8강에서 C조 1위 중국을 상대한다.

안 감독은 "팬들에게 약속한 '죽음의 조' 탈출에 성공했지만, 그것만 목표로 여기에 온 것이 아니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분명히 전설이 돼서 돌아가겠다"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격의 혈을 뚫은 이현중은 "김종규 형과 (문)정현이, (양)준석이가 주전으로 들어와 경기를 잘 풀어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현중은 "특히 정현이가 디드릭존스를 잘 막으면서 리바운드와 궂은일을 열심히 하며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다"며 "나와 (유)기상이가 3점 슛을 많이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정현이의 궂은일, 준석이의 리딩, 종규형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토너먼트를 앞둔 이현중은 "여기서 절대 만족하지 않겠다. 레바논전 승리는 오늘까지만 기뻐하겠다. 목표인 우승까지 열심히 해볼 테니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