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박찬욱 감독과 동료 작가인 돈 맥켈러가맥켈러가 미국 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이하 WGA)에서 제명된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박 감독의 향후 활동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데드라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WGA는 지난 8일(현지 시각)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등 파업 기간에 규정을 위반한 7인의 영화인을 징계했다고 발표했다.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는 제명됐고, 앤서니 치프리아노에 대해서는 2026년 5월 1일까지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다른 3명의 멤버들에 대해서도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는 지난 2023년 WGA의 파업 기간에 HBO 드라마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를 집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앞서 WGA와 SAG-AFTRA(미국 배우조합)는 당시 6개월간 파업에 들어가 할리우드의 제작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작가들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확대에 따른 처우 개선을 요구했으나 노사 합의에 실패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OTT 서비스의 발달로 콘텐츠 시장은 활성화되고 업무가 많아진 데 비해 노동 환경과 처우는 더욱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사용도 이슈였다. 당시 작가들은 스튜디오들이 AI 기술로 인해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을 변형시키거나 유사한 원고를 생성해 낼 것이라며 AI 기술이 자신들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박찬욱과 돈 맥켈러가 받은 처분은 조합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징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제명에 대해 항의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WGA의 이 같은 결정이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현지 매체들은 WGA 제명이 박 감독의 활동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디즈니와 HBO, 넷플릭스 등 주요 스튜디오 및 플랫폼 등은 WGA와 맺은 협약이 있어, 두 작가와 당분간 협업할 수 없다. 게다가 WGA 소속 작가들은 역시 제명당한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없는 제약이 있다.

다만 박찬욱 감독은 한국 출신으로 이미 국제적 명성을 얻은 유명 감독이라 한국의 스튜디오뿐 아니라 WGA와 협약을 맺지 않은 다른 스튜디오 및 작가들과 작업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국제적 명성을 유지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욱 감독은 현재 신작 '어쩔수가없다'의 개봉을 준비 중이다. '어쩔수가 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이경미 감독, 돈 맥켈러, 이자혜 작가 등이 각본에 참여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오는 8월 전 세계 프리미어로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