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19~2022년 러시아 수출 경험이 있는 528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12일 발표한 '한-러 교역구조 변화와 향후 수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을 중단한 우리 기업의 79.2%가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긍정적인 의향을 보였다.
수출 재개를 희망하는 응답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1위)과 함께 '기존 바이어의 요청 또는 관계 유지'(2위)를 수출 재개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은 2021년 1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전쟁과 국제사회의 제재 영향으로 2024년 45억3000만달러로 절반 이하로 축소됐고 같은 기간 수출기업 수 또한 4003개사에서 1861개사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국제사회 제재로 전략물자는 물론 일부 비전략물자까지 수출통제가 확대 적용되며 상황허가 수출통제 품목 수가 1431개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또한 결제·통관·지재권·관세 등의 러시아 측 조치로 교역 환경이 추가적으로 제한됐다.
러시아 수출 중단 업체들은 러시아에 특화된 제품 특성과 정보 부족 때문에대체시장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기업 가운데 다른 국가에 진출한 비율은 37.2%에 그쳤다.
하지만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51.8%가 '긍정적'이라고 답하며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러시아가 다시 유효한 전략시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러시아 수출 재개의 우려 요인(복수응답)으로 '결제 및 환율 리스크(69.9%)', '물류 및 운송환경(44.6%)', '지정학적 불안정성(43.2%)' 등을 지적하며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업계가 필요로하는 지원책으로는 '제재 관련 정보 제공'(37.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금융 및 수출보험'(22.9%), '물류·통관 지원'(18.9%) 등 순이었다.
유서경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후 복원 수요와 인접 시장과의 연계 가능성을 감안하면 러시아는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라며 "복원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교역 재개 로드맵을 수립하는 한편 민관의 전략적 역할 분담과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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