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뉴스1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의 제작사 모호필름 관계자는 WGA 제명과 관련해 항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결과를 올해 4월에 통보받았는데 그때가 한창 '어쩔수가없다' 후반 작업 때였다. 한국 영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청문회 기간과 증거 자료 검토 기간, 심리 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치는 프로세스가 긴데 그 시간을 쓸 수 없다고 판단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WGA 조합원 아니라고 해서 작가로서 일하는데 제약이 있는지 판단했을 때, 그런 지점이 없었기 때문에 항소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WGA는 지난 8일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맥켈러 등 파업 기간에 규정을 위반한 7인의 영화인을 징계했다고 발표했다.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는 제명됐고, 앤서니 치프리아노에 대해서는 내년 5월1일까지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다른 3명의 멤버들에 대해서도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박찬욱 감독과 돈 맥켈러는 2023년 WGA 파업 기간에 HBO 드라마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를 집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앞서 WGA와 SAG-AFTRA(미국 배우조합)는 당시 6개월 동안 파업에 들어가 할리우드 제작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모호필름 관계자는 박찬욱 감독이 파업 기간에 '동조자' 작업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동조자'의 각본은 파업 시작 한참 전에 완료됐고, 파업 전에 촬영도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 당시는 '동조자' 후반 작업을 할 때였다, 편집하고 계실 때였는데 편집 과정 중에 설정을 수정 변경하자는 제안을 HBO에서 받았고 그것과 관련한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아이디어를 내는 시간에 감독님은 작가이자 감독이자 제작자로 세 가지 역할을 하셨던 거다, 그리고 아이디어 회의 거친 다음 현재 파업 중이니까, 작가로서 글 쓸 수 없으니까, 글로 남기는 건 파업이 끝나면 하자고 하고 글을 쓰지 않은 채로 편집의 시간이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수정 변경한 설정을 반영한 부분의 대본 작업은 파업이 끝난 후 진행했다는 게 박찬욱 감독 측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런 과정 자체가 규정 위반이란 판단을 (WGA 측에서) 처음에 하고 심사가 들어갔다, 조사를 했더니 심리 위원들도 의도적으로 위반했다고 보기 힘들고, 역할 자체가 작가고 감독이고 제작자고 하니까 그 과정에서 역할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고 생각해서 경고의 조치면 되지 않겠나 판단했고, 이사회 쪽에 그렇게 권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사회 측에서 이를 뒤집고 제명을 내렸다"고 과정에 대해 전했다.
박 감독은 '어쩔 수가 없다'로 다음 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에 만족했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럽게 해고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아내와 두 자식,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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