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 주범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 법원에서 사기 혐의 2건 유죄를 시인했다. 이에 검찰은 권씨에 대해 12년 징역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서 호송된 권씨(가운데)의 모습. /사진=로이터
'테라·루나' 폭락 사태 주범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사기 혐의 2건을 인정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권씨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법정에서 "내가 한 일은 잘못됐고 내 행동에 대해 사과드린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기 혐의 유죄를 시인했다. 이에 검찰은 권씨에 대해 12년 징역형을 구형했다.


지난해 12월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후 무죄를 주장한 권씨는 입장을 번복해 전신사기 1건과 전신사기·증권사기·상품사기 공모 1건을 인정했다. 이날 노란색 수형복을 입고 손목과 발목이 쇠사슬로 묶인 채 법정에 선 권씨는 1900만달러(약 263억2830만원) 이상을 몰수하는 데 동의했다.

검찰은 암호화폐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적 피해자가 최대 1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가 유죄를 인정한 조건으로 12년 징역형을 구형했고 나머지 혐의 7건은 취하했다.

재판부는 최대 2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권씨가 미국 시민이 아닌 만큼 유죄 판결 후 추방될 가능성이 있고 향후 입국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11일에 열린다. 권씨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권씨가 발행한 테라USD는 달러나 미국 국채로 담보되지 않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2022년 5월 달러 연동이 무너진 후 루나는 며칠 만에 99% 이상 폭락했다. 이 사태는 '2022년 암호화폐 한파'를 촉발했고 이후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 붕괴 시작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