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보험사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보험사기예측시스템 'K-FDS'(Kyobo Fraud Detection System)를 운영 중이다. 사진은 보험금 부당지급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장면. /사진=챗GPT
#. 2010년 12월 경기도 한 중소도시에 있는 편의점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분을 쌓은 주부 A씨(55)와 B씨(50).

수년전 남편의 사업실패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이들은 어느 날 한번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보험사기'를 떠올리게 됐다. 때마침 교보생명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 가입해둔 A씨와 B씨.


이들은 2011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9년 동안 등산·계곡·목욕탕 등을 다니며 발을 헛디디는 등 고의로 상해를 입었다. 목격자가 없는 상가 내 계단과 빙판길에서도 이같은 수법을 자행했다.

이렇게 이들 주부가 같은 의료기관의 병실에서 반복적으로 입원하며 수령한 보험금은 무려 3800만원. 이는 보험금을 노린 명백한 계획범죄였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의 AI(인공지능) 탐지 시스템이 이상징후를 포착했다.


9년간 이들 일당이 목격자가 없는 곳에서 고의로 다치며 같은 병실에 입원한 점이 수사망에 걸린 것이다. AI 탐지 시스템은 해당 기간 청구된 보험금을 두고 공통된 패턴의 데이터를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밀 분석 및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교보생명은 자체 조사를 거친 후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맡겼다.

경찰 수사 결과 A·B씨는 보험금 편취를 노리고 일부러 보험에 가입한 뒤 장기간 입원을 반복하는 등 보험사기특별법위반 과다입원 혐의가 인정됐다. 이에 수원지방법원은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교보생명은 2020년 5월부터 K-FDS를 본격 운영하며 보험사기 조직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교보생명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직원들이 시스템 운영에 관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이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자체 보험사기 시스템인 ' K-FDS'(Kyobo Fraud Detection System)를 통해 보험사기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5월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는 K-FDS는 교보생명 SIU(보험사기특별조사팀) 실무자의 업무 노하우를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만든 것이다.

K-FDS는 AI가 스스로 보험사기 특징을 선택하고 학습해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대상을 찾아내 빠르게 진화하는 보험사기 수법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보험금 청구건 중 보험사기 의심건을 조기에 발견해 알려준다. 이를 통해 보험사기 조사자의 직관이나 경험에만 전적으로 의존했던 종전 방식에 비해 선제적 대응 지원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타 보험사의 AI 보험사기 적발 시스템은 보험금 지급 심사 시 면책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반면 K-FDS는 순수 보험사기 의심 유형과 사례의 조기 경보 및 선제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선량한 고객의 보호를 위한 현업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을 돕는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시스템은 보험 계약, 사고 정보 등 데이터를 최신 머신러닝 기법과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통해 보험사기 의심사례 발생이 빈번한 질병, 상해군을 자동으로 그룹핑한다.

또한 조직화된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모 의심자를 자동으로 찾아주며 해당 병원 및 보험모집인과의 연관성 분석도 지원한다.

교보생명은 K-FDS를 활용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매년 200여건의 보험사기 의심건을 K-FDS를 통해 적발해 부당보험금 지급을 방지할 수 있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선량한 고객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AI를 기반으로 하는 K-FDS를 통해 신속하게 의심 사례를 적발하고 건전한 보험문화 확산과 소비자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