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 2025.8.1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한화 이글스와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 맞대결에서 모두 쓴맛을 봤다. 상위권과 격차를 좁힐 기회를 놓쳤고, 연패는 더 길어졌다.


3위 롯데는 12~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2위 한화와 원정 경기에서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각각 0-2, 0-6으로 졌다.

필승을 다짐한 롯데는 가장 자신 있는 선발 카드를 꺼냈지만, 연이틀 고개를 숙였다.

12일 경기에서는 알렉 감보아가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버텼지만, 올 시즌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코디 폰세에 밀렸다.


폰세는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 개막 후 최다 15연승과 역대 최소 23경기 200탈삼진 등 두 가지 기록을 새로 썼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38승을 거둔 새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는 13일 경기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2회말 난타당한 끝에 3이닝 6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벨라스케즈와 맞붙은 한화 라이언 와이스는 6이닝 1피안타 5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대비를 이뤘다.

롯데 팬 입장에선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기 때문에 불운했다고 느꼈을 수 있다. 폰세와 와이스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평가받는 투수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또한 8월 들어 침체에 빠진 롯데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감보아와 벨라스케즈를 돕지 못했다. 롯데는 이 두 경기에서 안타 8개만 쳤고, 잔루를 무려 18개 기록했다.

그러나 외인 투수 맞대결에서 밀리는 롯데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5월 말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감보아는 6월 MVP를 수상하는 등 12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2.21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와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도 웃지 못했다.

감보아는 KBO리그 데뷔 무대였던 5월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⅔이닝 9탈삼진 4실점을 기록,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아리엘 후라도에게 밀렸다.

이후 국내 투수들을 만나 승승장구했지만, 8월 들어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폰세와 맞붙어 패전을 피하지 못했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영입한 벨라스케즈 역시 KBO리그 첫 경기부터 외국인 투수와 만나 완패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2025시즌 농사는 외국인 투수에게 달렸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3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선발 투수의 역할이 중요한 가을야구에서 강력한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던진 승부수였다.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는 대부분 팀은 1·2선발을 외국인 투수로 내세운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결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그만큼 가장 믿을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나온 경기를 잡는 건 단기전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롯데는 감보아와 벨라스케즈가 나선 외국인 투수 선발 맞대결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다. 상대 외국인 투수에게 꽁꽁 묶인 야수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도 했지만, 두 투수 모두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롯데가 더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잔여 정규시즌 경기에서 외국인 투수 맞대결 승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