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에 나선 전소미(왼쪽),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 ⓒ 뉴스1 DB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한국프로야구(KBO)가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가운데, 아이돌들도 시구를 위해 야구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8일 한국프로야구가 2025시즌, 528경기 만에 9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소 경기 900만 관중 돌파 기록으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지난 2024시즌이 610경기 만에 900만 관중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도 굉장히 빠른 추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 추세라면 올해는 1000만을 넘어 1200만 관중까지도 넘어설 가능성까지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야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커지면서, 연예계에서도 야구를 접목한 다양한 마케팅이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제일로 꼽히는 건 '시구'다. 오래전부터 연예인들의 야구장 시구 이벤트는 얼굴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애용됐지만, 요즘은 프로야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시구자로 신인 아이돌들과 신인 배우들이 주로 발탁된 것과 달리, 요즘은 이미 글로벌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들도 야구장을 찾는다.

지난 7월 26일에는 세븐틴의 도겸이 두산 베어스의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도 7월 29일 LG 트윈스의 시구자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7월 한달 동안 베이비돈크라이 이현과 미아, 피프티피프티, 아일릿 민주 등이 다양한 구단의 시구자로 등장하면서 '승리 요정' 등극에 도전했다.


아이돌들이 야구장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시구'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특히 과거에는 구단 측이 연예인들의 소속사에 시구 요청을 진행했던 것과 다르게 최근에는 오히려 소속사들이 구단에 시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수도권 구단들의 경우에는 시구를 원하는 아이돌들이 이미 '포화 상태'다.

한 가요 관계자 A 씨는 "과거에는 구단에서 행사비를 지급하는 등 시구자를 섭외하려고 노력했다면 최근 4~5년 사이에는 오히려 소속사들이 구단 쪽에 시구 요청을 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특히 수도권 구단 중에서도 인기 구단들은 시구를 하겠다는 아이돌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구단에서 시구를 할 연예인을 검토하고 선택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비수도권 구단의 경우에도 크게 사정이 다르진 않다. 가요 관계자 B 씨는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같은 팬들의 충성심이 높은 구단의 경우에는 시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크다"라며 "특히 신인 아이돌들은 자신들이 팬인 구단에서 시구에 오르면 새로운 팬층 유입에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에 비해 인지도가 밀리는 신인 배우들의 시구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관계자 C 씨는 "과거에는 신인 배우들도 시구를 하면서 홍보를 하는 효과를 기대했는데, 요즘은 인지도 높은 아이돌들이 시구를 많이 진행하니 시구자 라인업에 드는 것도 힘든 게 사실"이라며 "만약 이 배우가 한 구단의 팬이라는 게 알려진 상황이라면 구단 쪽에 어필을 하겠지만, 이를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프로야구의 인기 속 다수 야구 예능 프로그램들의 등장과 더불어 아이돌들의 시구까지, 연예계에서도 야구를 활용한 다양한 방식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시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과연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으로 어떤 아이돌들이 마운드에 올라 '승리 요정'으로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