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진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게 1심 16년형보다 가벼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29일 밤 11시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소재 B씨(여) 아파트를 찾아가 그의 동생 C씨(A씨의 지인)와 말다툼 도중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10월말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후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B씨로부터 2000여만원을 빌려 일부 변제했다. 이어 추가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사용하던 차량을 C씨에게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C씨와 다툰 후 연락이 되지 않았고 이에 서운함을 느껴 누나인 B씨에게 이를 토로했다. 하지만 B씨가 동생 C씨를 두둔하자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생명은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고 그 자체가 목적이다. 잃으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어 살인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모두 형량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후 2심 재판 과정에서 B씨와 그의 가족이 A씨를 속여 돈을 받아낸 사실이 드러났다. B씨 가족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나중에 사건을 살펴보니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승용차를 운전하도록 했고 미리 공모한 지인들이 뒤따라오다 사고를 낸 후 합의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사기 범행을 실행하며 의도적으로 함께 술을 마신 뒤 음주 운전을 유도하고 대기하고 있던 지인에게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려주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금전 문제로 언쟁을 벌이던 중 범행에 이르게 됐고 이 과정에 피해자에게도 일정 정도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1심에서 선고한 형량이 다소 무거워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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