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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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룡이 '파인: 촌뜨기들'이 디즈니+ 한국 콘텐츠 종합(Overall) 순위에서 25일 연속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를 차지하며 '무빙'에 이어 또이어 또 한번 흥행작을 남긴 소감을 밝혔다. 또한 시즌2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극본 강윤성 안승환/연출 강윤성/이하 '파인') 주연 류승룡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파인'은 1977년,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범죄도시'(2017)와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2023)의 강윤성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파인'은 2025년 공개된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중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 1위에 올랐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나인 퍼즐'에 이어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시청 수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능성도 입증했다.(7월 16일 공개 후 7일 기준)
류승룡은 보물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이를 차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무리의 리더 오관석으로 분했다. 오관석은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사람을 해치는 일에도 망설임 없는 목표 지향적인 인물로, 전형적인 악역의 틀을 벗어난 입체적인 인물을 그려내는 호연을 보여줬다. 또한 양세종 등 다양한 배우들과도 탁월한 앙상블로 극을 이끌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류승룡은 '무빙'에 이어 '파인'까지 디즈니+에서 흥행에 성공한 데 대해 "감사할 따름"이라며 "클래식한 작품을 많이 하기도 하고 (역사가) 100년 되지 않았나, 왜 한꺼번에 (전편을) 공개하지 않냐는 데 대해서도 흔들리지 않더라, 전체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운 좋게 미키 마우스도 두 번이나 만났다"며 "싱가포르에서도 만났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파인'이라는 작품에 끌렸던 이유도 밝혔다. 류승룡은 "11화가 급하게 마무리됐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으신데 저는 그 허무함이 너무 좋았다"며 "영화 '파고'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이 돈 때문에 난리를 치다가 땅에 묻어놨는데 눈에 묻혀서 (돈을 묻은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내용이다,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님한테 보는 내내 '파고'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작가님께서 '파고'가 레퍼런스라서 그 포스터를 붙여놓고 이 글을 쓰셨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작가님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류승룡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나"라며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데 자기 욕망과 함께 추락해버리고 결국 하나도 못 갖고 가지 않나, 잡히지 않는 욕망이라는 그 허망함이 제게는 작품 선택에 있어 끌렸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류승룡은 '파인'이 25일 연속 1위를 차지한 데 대해서도 "체감이 안 되지만 감사하다"며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끝까지 후회 없는 작품이 되실 것 같다, '파인' 속 인물들은 보물을 찾지 못했지만 시청자 여러분은 보물을 찾으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류승룡은 이번 작품으로 찾은 보물에 대해 "이 과정들"이라고 정의하며 "그때 그 과정을 누린 게 행복이고 그 순간을 만끽했던 게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함께 나눈 동료들"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마지막 회를 배우들 그리고 감독 작가와 함께 봤다며 "늦게까지 자리를 했었는데 서로 격려해 주고 정말 최고였다, 역대로 최고였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과정도 좋았고 보는 내내 촬영하면서도 '정말 행복하다' 했다"며 "이타적으로 남이 잘되는 걸 응원해 주기 쉽지 않은데 진실되게 느껴졌다, 이 작품 내에서는 (보물인) 그릇과 잡히지 않는 욕망을 찾으려고 했지만 배우들은 행복, 만족 이런 것들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작품의 매력도 언급했다. 류승룡은 "이건 정말 살아 있는, 펄떡펄떡 뛰는 캐릭터의 향연"이라며 "감독님의 이 말씀이 맞는 것 같다"고 짚었다. 강윤성 감독에 대해서는 "기승전 강윤성"이라며 "이 시나리오에 스태프들에 배우들까지 모든 게 다 갖춰졌어도 강윤성 감독이 아니었더라면 모르겠다, 촬영을 120회 차에서 99회차로 줄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결정 장애가 없고 우유부단하지도 않다, 결정을 빨리해 주고 적용력도 빠르더라"며 "막내 스태프와 잠깐 나오는 배우까지 똑같이 대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끝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더라, 정말 젠틀해서 '이래서 강윤성 강윤성 하는구나' 했다"고 감탄했다.
결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류승룡은 "많은 분들은 '빨리 끝났다'고 하시는데 원작도 그 정도 선이었다"며 "편집하다 보니 11부까지 늘어난 거였다, 이게 조금 더 길었으면 늘어진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키 영상은 한참 뒤에 다시 찍었다"며 "여러 논의 끝에 찍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해서 찍었고 여러 흐름상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쿠키 영상 해석과 관련해서는 "관석의 쌍둥이 형이 아닌 관석이 살아난 것"이라며 "운전석에 탔으면 죽었겠지만 뒷좌석에 탔기 때문에 뛰어내린 것"이라고 설명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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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은 악인의 결말에 대해 "악인들은 형벌을 받아야 한다"며 "원작에서도 이번 시리즈에서도 (극 중 인물들이) 많이 죽었는데 관석이에겐 가족을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엔진, 심장 이런 것들이 없어지는 것보다 더한 형벌이 있을까,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더 처참하게 결말을 맞이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시즌2에서 다뤘으면 하는 서사도 이야기했다. 류승룡은 "바다 한 번 했으니 땅을 한 번 파야 하지 않나"라며 "(이야기를 나눈) 후보 중 하나가 땅을 파는 거였다"고 귀띔했다. 이어 "우리끼리는 사실 좋은 아이템이 있었다"며 "일본으로 우리 문화재가 간다는 내용이 재밌을 것 같지 않나, 임형준 배우가 그런 아이디어를 잘 낸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파인'은 지난 13일 11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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