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애마부인'을 21세기 색깔로 재해석한 '애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감독 이해영)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하늬와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 이해영 감독이 참석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시대를 풍미한 화제작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을,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독전' '유령'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 이하늬와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이 출연했다.
이하늬는 극 중 1980년대 당대 최고의 탑배우인 정희란을 연기했다. 이어 방효린이 애마 부인 주연에 발탁된 신인 신주애, 진선규가 애마부인의 제작사 신성영화사의 대표 구중호, 조현철이 애마부인의 연출을 맡은 신인 감독 곽인우 역을 맡았다.
이날 이해영 감독은 '애마'가 '애마부인'이 갖고 있는 시대적인 의미를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애마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을 애마부인의 주인공이라는 개념으로 한정 짓지 않고 80년대 시대의 욕망, 대중의 욕망을 응집한 아이콘 같은 존재로 넓게 해석하고 싶었다"면서 소재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그는 "애마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편견과 폭력적 오해와 맞서 싸우고 견뎌야 했다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애마'라는 이야기는 그 시대를 애마로 살았던 존재들이 겪었던 견딤과 버팀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야기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썼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애마'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지만, 80년대 충무로의 현실과 분위기를 제대로 담기 위해 고증에도 큰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다. 이해영 감독은 "매우 많은 당시 충무로 영화인들과 인터뷰하고 취재하면서 자료 조사를 하고 말씀을 많이 들었다, 나름대로 당시 자료를 찾아보면서 공부도 많이 했다"며 "'애마'에 담긴 이야기가 픽션이고 그래서 특정 인물을 묘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특정 인물 참고하지 않았다, 전반적인 80년대 충무로 분위기를 익혀가면서 당시를 구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애마부인'은 에로 영화로서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후대에 와서는 여성의 캐릭터를 성적으로 소비한 당대의 많은 작품들과 함께 비판의 대상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하늬는 "내가 옛날 시스템이나 그런 것들을 온전히 경험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끝물을 얼핏 본 세대다, 여성이 성적으로 소비되는 부분에서 이 산업이 안타깝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우리가 그래서 더 과감할 수 있었다, 여성을 그렇게 보지 않는 시각에서 '자 놀아보자' 하는 판이 깔려서, 80년대를 더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작품이라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진짜 바뀌었다, '이런 시각으로 80년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구나!' 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애마'는 극중극으로 '애마부인'의 리메이크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하늬는 "원작이 있다는 것은 리메이크가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완벽히 재해석할 수 있는 타이밍이 와서 '애마'가 나온 거라 생각한다"며 "2025년 '애마', '애마부인'이 아닌 '애마'의 간극이, 이 작품을 정말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나름대로는 열심히 또 노출에 대해서는 어떤 것을 어디까지 원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80년대 애마와는 거의 비슷한 정도의 수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는 신예 방효린이 이하늬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해영 감독은 몇천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그를 캐스팅했다면서 "지난한 오디션 끝물에 방효린 배우가 갑자기 나타났고, 처음에 방효린 배우가 나타났을 때 내 느낌을 표현하면 '마침내 만났다'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며 "오디션 보는데 (방효린이) 덤덤히 대사를 읽어가는데 (내가) 주책맞게 엉엉 울었다, 그걸 보면서, '드디어 만났다' 싶었다, 그리고 만났다는 기쁨이 아니라, 이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가 진짜구나, 너무 오랜만에 진짜를 만났다는 감동이 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애마'는 오는 22일 공개된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