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성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특별한 전시 '흙으로부터(from the earth)'가 갤러리 학고재 본관과 신관에서 9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환기, 송현숙, 박영하, 이진용, 박광수, 로와정, 지근욱 작가와 함께 조선시대 도자기를 선보인다. 회화, 조각, 설치, 사운드 등 총 90여 점의 작품을 통해 '흙'이라는 물질이 가진 근원적 의미를 탐구하는 시간이다.
기획 의도는 세계화 시대 속에서 여전히 유효한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전시는 이 질문에 대해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어 흙이라는 근원적인 물질을 통해 접근한다. 흙은 생명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며 인류의 보편적 기억을 품고 있는 존재다. 작은 입자들이 뭉쳐 문명을 이루고, 불과 물을 만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 유연성은 한국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도자기에서 시작하여 흙의 정신이 현대 작가들에게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불의 시간을 견뎌낸 도자기는 김환기, 송현숙 작가가 시대의 아픔을 극복하며 빚어낸 창조적 에너지로 이어진다.
박영하, 이진용 작가는 고대 물질과의 만남을 통해 정신적 고양을 추구한다. 박광수와 로와정은 대지의 휴식과 해체성을 담아낸다. 또한 지근욱은 흙의 입자들이 빛으로 변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흙은 우리가 함께 딛고 선 '지구'라는 공동의 조건이기도 하다. 전시는 분열과 갈등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예술이 평화와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흙으로부터'는 작품을 통해 우리 안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흙의 감각을 일깨운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의 정체성과 미학, 그리고 세계를 향한 감수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온라인 학고재 오룸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물질적 상상력과 한국적 미의 본질을 깊이 사유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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