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백악관 말하기 수업'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3477건을 작성한 연설비서관이 알려주는 말하기 기술이다. 책은 '준비→ 작성→ 수정→ 연습'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개인 발표부터 공적 연설까지 통하는 구조와 기술을 안내한다.
책에는 코네티컷주 총기 난사 사건 추모 연설, 2009년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부터 2017년 앤드루스 기지 고별 연설까지 오바마의 다양한 명연설이 탄생한 과정이 실려 있다.
저자는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강력하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이 원칙은 청중의 이성과 감정을 동시에 여는 열쇠다. 통계와 주장보다 한 사람의 구체적 경험이 더 오래 남는 이유는 에피소드 기억이 '장면-감정-의미'의 연결망으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설문의 내용을 20% 수정했다'보다 '두 달 전 새벽, 오탈자 정정 요청을 받던 순간' 같은 출발점은 더 빠르게 몰입을 만든다.
또한 말하기의 성공은 연단 뒤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준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50-25-25 법칙'을 적용하라고 권한다. 즉 전체 시간의 절반을 탐색과 취재, 설문, 청중 분석에 쓰고, 4분의 1을 구조 설계와 원고 초안, 나머지 4분의 1을 리허설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이다.
준비 단계에서는 프리모텀으로 실패 시나리오를 먼저 상상해 리스크를 제거하고, 반대자 관점의 예상 질문 10개를 뽑아 답변에서 약어, 수치, 출처를 미리 표준화한다.
팩트체크는 수치-인용-사례의 3층 검증으로 나누고, 숫자는 원자료와 재계산 수치를 함께 보관한다. 모든 슬라이드와 멘트는 '중학생도 이해하는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한 문장 논제(메시지 맵)를 작성해 모든 문단이 그 문장을 증명하게 한다.
리허설은 콜드 리드에서 워밍 패스, 카메라 패스, 스테이지 패스를 거친다. 시간은 연설 시작 기준으로 체크하고, 초안은 분량을 10% 덜어내 여유 있는 호흡을 확보한다.
원고에는 숨표, 강조, 침묵의 표시를 넣고, 슬라이드는 1-3-1 구조(하나의 큰 주장, 세 개의 근거, 하나의 요청)로 정리한다.
현장 준비는 음향·조명·빔포커스 체크, 무선 마이크 클립 위치, 물과 레이저 포인터 위치, 비상시 오프라인 원고와 요약 카드 확보까지 포함된다.
Q&A는 다지선다형 브리징 문장으로 연습해 '질문을 환영하고, 요지를 한 문장으로 재정의한 뒤, 한 단계 더 깊은 데이터나 사례로 이동'하는 흐름이 익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연설 직후에는 '잘 된 한 가지, 다음에 바꿀 한 가지'만 즉시 기록해 체계에 반영하면 다음 무대에서 성과가 누적될 수 있다.
'백악관 말하기 수업'은 발표·연설의 목적과 청중에 맞춰 메시지를 설계하고, 신뢰와 동원을 동시에 얻는 실전 기준을 제시한다.
△ 백악관 말하기 수업(원제: Say It Well)/ 테리 수플랫 지음/ 정지현 옮김/ 현대지성/ 1만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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