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2024, oil and collage on board, 46.1 x 97.4 x 13.5 cm (박여숙화랑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박여숙화랑은 9월 2일부터 30일까지 영국 작가 패트릭 휴즈의 개인전을 연다. 단순히 이미지를 감상하는 행위를 넘어 관람자의 지각과 세계와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2010년 이후 15년 만에 열리는 자리다. 독창적인 시각 실험인 '리버스펙티브'(Reverspective, 역원근법)의 세계를 총 23점의 신작과 주요작으로 선보인다.

1964년 첫 리버스펙티브 회화를 제작한 휴즈는 50년 넘게 이 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그의 작품은 나무 구조물에 전통적 원근법을 역으로 적용한 방식으로,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실제로는 가장 가까이 배치된 착시를 일으킨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움직이면, 그림은 마치 반대 방향으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Bookstack, 2025, hand-painted multiple with archival inkjet, Ed. 15, 76.3 x 46.2 x 22.4 cm (박여숙화랑 제공)



이러한 시각적 트릭은 "우리는 어떻게 세계를 보고, 그것을 믿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휴즈의 작품은 눈과 몸이 보내는 신호가 서로 달라지는 순간, 인식과 현실의 불일치를 드러낸다. 관람자는 방향 감각을 잃는 대신, 새로운 '시각적 진실'을 체험하게 된다.

Three Dimensional, 2024, oil on board construction, 31.9 x 44.5 x 10.5 cm (박여숙화랑 제공)


휴즈는 "예술은 공통 언어이며, 역설과 유머가 예술을 풍요롭게 만든다"며 "내 작품은 관람자의 시선과 발걸음 속에서 끊임없이 춤추며 살아 움직인다"고 전했다.

휴즈는 1961년 런던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래 세계 주요 도시에서 20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런던 테이트 갤러리, 미국 보스턴 미술관, 독일 뷔르트 미술관 등 세계 유수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2014년 런던대학교로부터 지각 심리학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