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성가' 켄 윌버 인터뷰 (출처=조현TV휴심정)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통합심리학의 대가 켄 윌버가 '빅 홀니스'를 출간했다. 저자는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삶을 탐구하며 현대인의 분열된 삶을 치유할 다섯 가지 깨어남의 여정을 제시한다.

켄 윌버는 동서양 철학과 심리학, 과학과 종교 전통을 아우르며 현대 통합 이론을 개척해 온 사상가다. 이번 책 '빅 홀니스'(원제 Finding Radical Wholeness)는 '무경계', '모든 것의 역사'를 잇는 통합 이론의 완결판이다.


윌버는 '깨어남이란'에서 시작해 성장, 정화, 열림, 드러냄으로 이어지는 다섯 가지 여정을 차례로 풀어낸다.

'깨어남'은 삶의 가장 깊은 차원과 하나 되는 경험을 뜻한다. '성장'은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세계 중심으로 의식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정화'는 억압된 그림자를 치유하는 단계이고, '열림'은 인지와 감성, 예술 감각 등 다차원 지능의 발현이다. 마지막 '드러냄'은 자각을 실천으로 옮겨 사회와 관계 속에서 응답하는 삶의 방식이다.


각 장은 고대 신화적 단계에서 현대 합리주의, 탈근대 다원주의, 나아가 통합적 단계까지 인간 의식의 발달 과정을 탐구한다. 예컨대 5장은 태고 융합과 마법 단계, 샤머니즘의 신비주의 경험을 다루며, 7장은 합리적 무신론과 진화론, 초기 불교 사상을 해설한다. 9장은 이를 넘어서는 통합적 단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신간] 빅 홀니스

구체적 수행법도 담겨 있다. '3-2-1 과정'으로 그림자를 치유하는 법, 탄트라 수행법, 사분면 적용 등이다. 윌버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독자가 삶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는 말처럼, 마법적 믿음이나 기적에 의존하지 않고도 영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윌버는 또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분석한다. 정보 과잉, 정체성 정치, 갈등의 심화로 분열된 오늘날, 다원주의의 한계를 넘어선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깨어남·성장·정화·열림·드러냄이 함께 작동할 때 개인의 내면과 사회의 갈등을 동시에 치유할 수 있다고 본다.

켄 윌버는 트랜스퍼스널 심리학의 대가이자 '의식 연구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학자다. 23세에 쓴 첫 저서 '의식의 스펙트럼'으로 인간의식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후 25권이 넘는 저서를 통해 통합 이론을 제시해왔다. 그는 수행자이기도 하며, '통합 연구소'와 '통합 생활'을 설립해 학문과 실천을 잇는 활동을 이어왔다.

삶의 분열과 혼란을 극복하는 길은 특정 종교의 교리나 신비 체험이 아니라, 온전한 전체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 '빅 홀니스'는 자기 성찰을 넘어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영성의 길을 안내하며, 현대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지혜를 제시한다.

윌버는 영성·종교와 관련된 다양한 사상을 아우르지만, 특정 종교적 교리를 권유하지 않는다. 또한 개인의 영적 경험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그의 주장이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 빅 홀니스/ 켄 윌버 지음/ 추미란 옮김/ 판미동/ 2만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