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방문하며 반도체와 조선, AI(인공지능) 등 1500억달러(208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에 법인과 지점을 둔 은행은 한국 기업의 금융거래 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은행 등 3개 은행은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미국 현지 법인인 아메리카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교역 증가를 원활히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지원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아메리카 법인에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오스틴에 개설한 오스틴지점은 미국 남부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계좌 개설, 송금, 대출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미국에 뉴욕파이낸셜, LA파이낸셜, 하나뱅크(Hana Bank) USA 등 법인 3곳과 뉴욕지점, LA지점 등 지점 2곳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USA는 하나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으로 중소기업 대출 및 리테일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아 기존 본점과 뉴욕지점, 플러싱지점 등 미국 동부 지역에서 영업 역량을 집중했고 이날 LA지점을 오픈했다.

약 22년 만에 미국의 신규 채널 오픈이다. 하나은행 LA지점은 현지 정책 변화에 발맞춰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계 기업의 한국 투자 유치에도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 교민 사회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 '손님 중심 경영'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은 "손님을 위한 편리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는 물론 리테일과 기업금융이 결합한 통합 금융솔루션을 통해 LA 교민과 지역사회가 번영할 수 있도록 든든한 금융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 현지 기업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기업 금융 서비스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1999년 1월 개점한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미국 진출을 가속하는 한국계 기업에 대한 대출과 지급 보증, 외환 등 금융 서비스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를 위해 약속했던 보증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면 시중은행도 구체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미국 투자에 나선 기업들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은 이날 워싱턴D.C.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아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조성을 위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기업은 미국에 1500억 달러의 직접 투자에 나선다.

김용범 실장은 "조선 분야 최대 1500억달러를 포함해 에너지, 핵심 광물,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인공지능(AI), 퀀텀 컴퓨팅 등 전략 산업 강화를 지원하는 데 금융 패키지를 활용하기로 했다"며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실무 TF를 구성해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미국 측과 계속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이 금융지주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간담회를 열고 대미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논의한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만큼 금융권의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