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내년부터 전 세계 '내셔널 타이틀' 우승자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국제적인 대표성을 띠는 선수들을 초청해 글로벌화를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에게는 청천벽력이다. 한국의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은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골프의 외교력 부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오픈을 주관하는 대한골프협회(KGA)는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섰다.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2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스페인, 일본, 홍콩,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6개국의 '내셔널 타이틀' 우승자를 초청하는 내용의 새로운 출전 자격 요건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스코티시 오픈, 스페인 오픈, 일본 오픈, 홍콩 오픈, 호주 오픈, 남아공 오픈의 우승자에게 마스터스 출전권이 자동 부여된다. 대신 정상급 선수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가을 시리즈' 우승자 초청은 폐지하기로 했다.
애석하게도 마스터스가 선택한 6개국 내셔널 타이틀에 한국오픈은 포함되지 못했다.
1958년 출범한 한국오픈은 마스터스의 초청을 받은 대회 중에선 비교적 역사가 짧은 편이다. 그래도 1959년 시작한 홍콩오픈, 1972년 첫발을 뗀 스코티시 오픈보다는 역사가 길다.
특히 시장 규모나 골프 인구, 한국이 지불하는 중계권료 등을 비교했을 땐 홍콩 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제는 KGA가 마스터스의 이같은 움직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KGA 관계자는 "오거스타와 R&A(디오픈 주관)의 협의다 보니 우리 쪽에 언질이 오거나 한 점은 없었다"면서 "현재 공식적인 질의를 넣어놨고, 한 3일 정도 뒤면 공식적인 답변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마스터스가 6개국을 선정한 데에는 대륙 안배를 고려한 '선택'의 차원이었을 것이라는 자체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KGA 관계자는 "아마 이번 선택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건 우리뿐이 아닐 것"이라며 "특히 유럽의 경우 프랑스나 독일 같은 강국도 배제됐다. 아시아에서 아시안투어(홍콩오픈), 일본 오픈 등 2개가 들어가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골프 외교력이 아쉬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했다.
KGA 측은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종목 단체가 아니다 보니 그쪽으로는 외교적 루트가 약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예컨대 디오픈을 주관하는 R&A와는 자주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기 때문에 한국오픈 우승자에게 출전권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출전권 변화 등을 모색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KGA는 "이번 결정은 예상하지 못했고 다시 되돌릴 수도 없지만, 향후 외교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히 인지했다"면서 "10월쯤 이미 미팅이 잡혀있는데, 오거스타의 선택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 만나면 실마리를 풀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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