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달 27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9월 6일까지 개최되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 영화는 지난 29일 오후 9시 45분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 등 명작을 연출한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박찬욱 감독은 '쓰리, 몬스터'(2004년,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섹션), '친절한 금자씨'(2005년, 메인 경쟁 부문)에 이어 '어쩔수가없다'로 세 번째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특히 '어쩔수가없다'는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의 주연인 이병헌과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과 베니스국제영화제를 찾아 레드카펫을 밟으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성민(왼쪽부터)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이병헌 염혜란 ⓒ AFP=뉴스1


8월 31일 영화제 공식 데일리 '시아크 인 모스트라'(CIAK in Mostra)에 따르면 '어쩔수가없다'는 별점 3.6점으로, 경쟁 부문 진출작 8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이는 개막작이자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작 '은총'(La grazia)이 기록한 3.5점,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가 기록한 2.8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이 기록한 3.5점보다 높은 평점으로 눈길을 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은 총 21편으로, 아직 많은 작품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어쩔수가없다'가 계속해서 높은 평점을 유지할지 더욱 주목된다.

외신의 극찬도 쏟아졌다. 영국 BBC는 '어쩔수가없다' 리뷰에서 '어쩔수가없다'를 봉준호 감독의 세계적 흥행작 '기생충'에 비유했다. BBC는 "매우 재밌는 한국의 걸작, 올해의 '기생충'"이라며 "'올드보이'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경제적 불안을 소재로 한 암울하면서도 유쾌한 코미디를 처음 선보였는데 이 영화는 국제적으로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별점을 5점 만점을 줬다.

영국 더 가디언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은 지금까지 공개된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별점 4점을 줬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혼돈의 걸작"이라고 표현하며 "박찬욱 감독은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영화감독"이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인디와이어는 "박찬욱 감독의 뛰어나고 피비린내 나는, 암울하면서도 유쾌한 자본주의 풍자극"이라며 A-를 남겼다. 또한 로튼 토마토에서는 17개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아 100%의 신선도를 기록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그뿐만 아니라 인디와이어는 지난 8월 29일 "아카데미 시상식은 결국 박찬욱 감독을 후보로 지명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도 전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어쩔수가없다'의 영어 제목인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를 인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적이 없지만 이번 작품이 그런 상황을 바로잡을 좋은 기회"라며 "그가 20년 동안 준비해 온 작품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