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중원의 핵 황인범이 미국 원정 평가전에 함께 하지 못한다. 그의 부재 시를 대비하는 다양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황인범(페예노르트)은 홍명보호 핵심 자원이다. 캡틴 손흥민(LA FC), 에이스 이강인(PSG), 수비 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없으면 곤란한 인물들이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황인범의 존재감은 아주 크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기까지 축구대표팀은 두 단계의 아시아 예선을 거쳤다.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5승1무로 통과했고 최종예선 격인 3차 예선을 6승4무로 마무리,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본선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총 63명의 선수가 2,3차 예선에 소집돼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탰는데 가장 많은 시간 필드를 누빈 선수가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2차 예선 542분, 3차 예선 855분 등 총 1397분 동안 뛰었다. 그 다음 조현우(1297분), 이강인(1235분), 이재성(1185분), 손흥민(1165분), 설영우(1138분) 순이다.

황인범은 2, 3차 예선 총 16경기 중 딱 1경기만 빠졌다. 지난 3월20일 오만전 때 부상으로 제외됐는데, 종료 후 홍명보 감독이 "경기력이 가장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빈자리가 티 났던 경기다. 그만큼 비중이 커진 황인범이다.


백승호(사진)를 비롯해 박용우 등 기존 자원부터 이강인이나 이재성의 위치 조정까지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야한다. ⓒ News1 민경석 기자


그런 황인범이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에 돌입하는 9월 미국 원정 평가전 일정에 함께 하지 못한다. 최초 발표된 명단에는 포함됐으나 종아리 부상으로 제외됐다. 황인범을 중원에 배치한 뒤 작게는 혼혈 미드필더 카스트로프와의 호흡을 실험하는 것부터 크게는 본선에 대비한 새로운 플랜을 준비하려 했던 홍 감독의 계획은 어그러졌다.

"경험상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 변수는 늘 존재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그럴 수 있다. 대안을 갖고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미국 2연전이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출국하던 1일 황인범 부상 낙마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홍 감독의 대답이다. 상황이 달갑진 않겠으나 '황인범 부재 시 플랜'을 세우고 연습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활용해야한다.

지난 3월 황인범 없이 임한 오만전에서 홍 감독은 박용우-백승호 조합을 중원에 배치했다. 그런데 전반 37분 백승호가 갑자기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 이강인이 대신 투입됐다. 변수에 변수가 겹친 셈인데, 악재가 외려 전화위복이 됐다.

당시 이강인은 수비형MF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키핑하면서 공격 템포를 조율하고 적재적소 패스를 뿌리는 등 활로 역할을 맡았다. 그날 유일한 골이었던 황희찬의 득점도 이강인의 창의적인 패스에서 비롯됐다. 경기 후 홍 감독은 "이강인의 중앙MF 역할은 이전부터 준비했던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홍명보호에 첫 발탁, 미국 원정 2연전을 준비하는 '혼혈' 카스트로프(KFA 제공)


미국에서 진행될 훈련과 평가전에서도 이런 변수에 대비해야한다. 기존에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한 박용우, 백승호에 새로 가세한 카스트로프와 서민우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부터 이강인이나 이재성의 위치 조정까지 두루 테스트해야한다.

어쩌면 지금 악재가 발생한 것이 나을지 모른다. 본선까지 평가전 일정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부러 변수를 대비하기 위해 키맨을 빼고 임하는 설정은 쉽지 않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오전 6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대결하고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격돌한다.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현지에서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겨루는 귀한 평가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