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주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50대 초반 직장인 A씨의 낙은 저녁 식사와 함께 소주를 들이켜는 것이다. 술을 마실 때마다 하루의 피곤함이 싹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저녁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제대로 잠들지 못할 정도다. 매일같이 술을 마시는 A씨의 간은 특별한 증상도 없이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술은 신체 여러 부위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간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나라 만성 간 질환 환자의 15~20%가 알코올 간 질환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 B형 간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원인이다. 대부분의 습관적 음주자는 알코올 지방간을 앓고 있고 10~35%는 알코올 간염을, 10~20%는 알코올 간경변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혈액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을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이유로 신체검사를 받다가 우상복부에 간이 커져 있는 것이 만져져서 알게 되는 사례도 흔하다. 간혹 나타나는 통증은 ▲피로감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편감 또는 통증 등이 있다.

알코올 간염 역시 알코올 지방간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피로감과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다.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다. 다만 간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우상복부 통증, 고열, 심한 황달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경변증이 없더라도 배에 물이 차는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 간경변증은 간세포에 염증과 섬유화가 발생하고 결국 세포가 괴사하는 상태를 말한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복수가 차거나 식도정맥류가 발생해 점점 커지다가 결국 파열돼 심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액 응고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뇌 기능 및 콩팥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알코올 지방간이나 간염은 회복될 수 있지만 간경병증은 대체로 회복되기 어렵다.


알코올 간 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다.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을 보일 때 병원에서 사용하는 간 보호제들은 간세포의 손상을 막고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음주를 계속하면 간은 계속 손상을 받고 악화한다. 간이 심각하게 손상돼 다른 방법으로 회복될 수 없다면 유일한 대안은 간 이식이다. 물론 간 이식에 성공한 뒤에도 음주를 지속한다면 또다시 알코올 간 질환이 올 수도 있다.

질병청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알코올 간 질환의)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며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천천히 조금만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셨으면 다음 날은 쉬어야 한다"며 "안주를 꼭 함께 먹고 안주는 과일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