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중개 수수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배달 앱의 1인 메뉴 전용 카테고리 입점을 신청했다가 최악의 정산을 받았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독과점에 가까운 플랫폼 구조 속에서 수수료·광고비·배달비 부담이 고스란히 자영업자의 몫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 춘천시에서 베이커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20대 자영업자 A씨는 5일 머니S와의 통화에서 "배달 앱 중개수수료는 진짜 최악"이라고 하소연했다. 그가 공개한 정산 내역에는 매출액과 실제 정산액의 간극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A씨는 지난달 20일 배달 앱으로 1만5000원어치를 팔았지만 정산받은 금액은 고작 8268원이었다. 중개 이용료 1170원, 배달비 3000원, 광고비 1650원, 결제대행사 수수료 450원, 부가세 462원이 빠져나간 결과다. 또 배달 앱으로부터 4100원을 지원받아 3만4000원어치를 팔았는데 중개이용료 2312원, 배달비 2500원, 결제정산수수료 476원, 부가세 529원을 제하고 2만8183원을 정산받았다. 음식 원가, 인건비, 가게 임대료, 전기세 등 기본 고정비는 여기에 포함조차 되지 않았다.
사진은 자영업자 A씨가 공유한 배달 앱 정산 내역. /사진 제공=A씨
A씨는 "배달 앱의 등장으로 판매량은 늘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순수익은 떨어지게 된 셈"이라며 "배달기사들도 배달 앱 주문을 우선시하다 보니 기사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가 늘어난 매출에 웃기보다 줄어든 정산액에 울게 되는 현실이다.

자영업자 익명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도 비슷한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한그릇 지원 1700원 된다고 해서 신청했더니 이게 맞는 거냐"며 "당장 취소했다. 쿠폰도 다 삭제하고 와X 매장 할인 삭제, 최소 주문금액 상승 설정했다. 배달 진짜 욕 나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가 공개한 정산액은 충격적이다. 그는 샌드위치 반쪽, 바닐라라떼, 1원 서비스 마카롱 등 7901원어치를 팔았지만 실제로 손에 쥔 돈은 279원에 불과했다. 상점부담 쿠폰 금액 1600원, 중개 이용료 616원, 결제대행사 수수료 159원, 배달비 3000원, 광고비 790원, 부가세 457원, 즉시 할인금액 1000원이 줄줄이 공제된 탓이다.

최근 배달 앱은 1인 가구를 겨냥해 1인분 메뉴를 앱 내 메인 화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하나만 시켜도 최소주문금액 걱정 없이 무료 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혼밥' 고객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편리와 혜택이, 플랫폼에는 안정적인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지만 정작 영세 자영업자는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수수료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하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가 공공 배달 앱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배달 앱의 독과점 구조 속 수익 불균형을 바로잡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제도적 개선과 투명한 수수료 체계, 대안 플랫폼 지원 등 해법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