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가 GS건설의 입찰 규정 위반사항을 공식 확인하고 송파한양2차 재건축조합에 처분 조치를 지시하면서 시공사 입찰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서울 송파한양2차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GS건설의 단독 입찰로 유찰된 서울 송파구 한양2차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관할 지자체인 송파구가 GS건설의 입찰 규정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조합에 처분 조치를 지시하면서다. 1차 입찰이 무산된 상황에서 조합의 합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시공사 선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한양2차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GS건설이 조합원을 개별 접촉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조합은 향후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재입찰 방식을 의결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입찰 마감 전 조합원을 개별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합 홍보 감시단은 GS건설 직원과 조합원 5명이 한 식당에서 만난 모습을 확인했다. 다만 조합은 조합원과 시공사 직원들이 식사 비용을 각자 계산해 향응과 접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조합은 앞서 지난 4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만 참여해 유찰됐다. GS건설은 지난 1일 입찰보증금 600억원을 납부하며 입찰 참여를 공식화한 바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쟁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당초 경쟁 입찰을 예상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송파구가 GS건설의 불법 홍보 의혹을 조사하자 입찰 계획을 철회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경쟁사의 위반 정황에 대해 조합의 조치가 없으면 불공정 경쟁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면 경쟁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최종 결정까지 한 달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당초 조합은 11월 총회에서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 불참… "공정경쟁 전제되면 참여"
송파한양2차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11월 총회에서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입찰 절차에 따라 시공사 선정 일정은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송파구청이 전날 송파한양2차 조합에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개별 접촉은 사실로 확인됐다. 구는 조합 측에 공문을 통해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과 조합의 입찰 참여 규정에 따라 결과를 보고하도록 통보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건설업체가 조합원을 개별 접촉해서 홍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개별 접촉 사실을 확인했지만 세부 위반 사항은 검토 중"이라며 "불법 홍보로 단정할 수는 없다. 조합 의견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은 개별 접촉 사실에 대해 관련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규정에 따르면 GS건설은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또는 입찰 무효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GS건설에 소명 기회가 제공되는 만큼 대의원회의 판단에 따라 입찰 가능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대의원회가 개별 접촉을 위반 사항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이번 입찰을 인정한 뒤 재공고 절차를 밟게 된다. 반대로 규정 위반으로 확정할 경우 입찰은 무효 처리되고 신규 입찰이 진행된다. 신규 입찰을 해도 GS건설의 참여 가능성은 있다.

권좌근 송파한양2차 조합장은 "경쟁 입찰을 원했지만 구청 행정지도에 따라 대의원회 의결을 진행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GS건설 관계자는"조합의 지침을 준수해 입찰에 참여했고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했다"며 "구청의 지침과 조합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1984년 준공된 744가구 아파트를 최고 29층, 총 1346가구 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6856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