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절차가 본격화됐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떼어 내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 집중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인적분할 관련 증권신고서를 공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일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인적분할의 필요성과 목적, 분할 후 사업전망 등을 보완 설명했다. 인적분할 주요 일정은 10월17일 임시주주총회, 11월1일 분할기일, 11월3일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 11월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변경상장 및 삼성에피스홀딩스 재상장 등이다.


인적분할은 기존 발표됐던 일정보다 한 달가량 순연됐으나 업계에서는 큰 문제 없이 분할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분할·재상장 과정에서 일부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며 서류 보완, 행정 절차 추가 등으로 인해 1~2개월 정도 연기되는 경우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검토 시간을 감안해서 일정을 수립했다"며 "금감원의 추가 요청이 있을 경우 최대한 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관리 및 신규 투자를 담당하는 부문을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로 편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동일한 실체로 인식해 이해 상충 문제를 제기했던 일부 고객사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성장 전망치 상향… 수주 행진 '주목'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 후 순수 CDMO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장기 파트너십 및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상향하며 글로벌 불확실성 속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올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기존 20~25%에서 25~30%로 올렸다. 순수 CDMO 체제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별도 매출 2조138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첫 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 성장세를 매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3조3550억원의 수주를 따냈다. 지난해 연간 수주의 60% 수준이다. 지난 8월에도 유럽 제약사와 6378만달러(약 884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 중심 운영 ▲잠재 기회 발굴 ▲지속적인 협업 확대 등을 주요 영업 전략으로 삼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 주가를 기존 135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올린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약품 관세 정책, 미국 약가 인하 정책, 인적분할 등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해소될 전망"이라며 "분할 이전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보다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가치 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해 분할 전 매수 전략을 권고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