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소재 제약사와 12억9464만달러(약 1조8001억원) 규모 CMO(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유럽 제약사로부터 따낸 약 2조원 규모 수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계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수주를 통해 창립 이래 누적 수주 총액 200억달러(약 27조7300억원)를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수주는 추가 미국 투자 없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 능력을 고객사가 입증한 셈이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관련 내용을 구체화하진 않았다.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이 미국에 약 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대비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투자를 관망하고 있는 건 공장 건설 비용 및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을 챙기기 어려운 탓으로 관측된다. CDMO 산업의 경우 고객사가 관세를 부담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바이오시밀러 등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현지 투자 필요성이 적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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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내실 강화… "연내 추가 수주 가능성 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 수준인 78만4000리터다. 향후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132만4000리터까지 늘려 초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다. 글로벌 규제기관 승인 트랙 레코드의 역시 이달 기준 총 382건으로 국내 최다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문 인력 양성, 전자 데이터 관리 시스템, 비대면 실사 역량 구축 등을 바탕으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며 트랙 레코드를 쌓아 왔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재 제약사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 수주를 확보한 이번 계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논의와 미국 내 생산시설 부재로 인한 수주 경쟁력 우려를 불식시키는 첫 번째 신호탄"이라며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된 ADC(항체-약물 접합체) 생산시설과 5공장을 기반으로 연내 추가 수주 발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6공장 착공 소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생물보안법 재추진과 오는 11월 예정된 인적분할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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