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글로벌'을 확장하며 해외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열린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가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글로벌'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 침체로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더현대'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9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 4층에 더현대 글로벌 정규 리테일숍을 오픈한다. 국내 백화점이 일본에서 정규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선별한 국내 패션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하고 판매까지 지원하는 K콘텐츠 수출 플랫폼이다. 지난해 5월부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패션 사업부 내 전담조직인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하며 힘을 주고 있다.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내년 상반기 도교 오모테산도 쇼핑거리에 약 660㎡(2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향후 5년간 일본에서 5개 리테일숍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오는 10월1일부터 12월25일까지 대만 신광미츠코시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내년 하반기 타이중, 타이완에서 팝업스토어를 추가로 선보이는 등 일본 외 지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K콘텐츠 열풍과 맞닿아 있다. 한류 문화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K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발빠르게 기회를 선점하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K콘텐츠가 유행하면서 한국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다는 현지의 수요가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개별 브랜드들도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해 이 둘을 잇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현대 글로벌의 확장은 현대백화점이 직면한 내수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저출생·고령화와 소비 침체로 내수 성장 여력은 줄어들었고 지난 몇 년간 그룹의 성장을 책임져 온 더현대 역시 후발주자들의 벤치마킹이 이어지면서 차별성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5901억원을 기록했다. 더현대서울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2.5% 감소하며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몇년간 쌓아온 더현대의 성공 노하우를 해외에서 이어가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내수 침체와 저출생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현대 글로벌은) 해외를 나가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더현대 글로벌이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