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는 포항에서 노래 주점을 오픈한 지 2개월 된 사장 A씨 사연이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전화로 예약한 여성 손님 5명이 노래 주점을 찾았다. 당시 A씨는 손님들을 룸으로 안내한 후 신분증 검사를 했다.
이들 중 2명은 실물 신분증, 3명은 모바일 신분증을 제시했는데, 신분증 상 모두 21~22세 성인이었다. A씨는 평소 20세 손님이 모바일 신분증을 보여주면 실물 신분증도 확인했으나, 이들은 21세 이상이라 따로 실물 신분증까지 확인하진 않았다. 또 이들이 이미 다른 곳에서 술을 마시고 온 듯 해서 아무 의심하지 않았다.
여성들은 양주 3병을 주문했고, A씨는 서비스 안주를 제공했다. 약 1시간 후 일행으로 남성 한 명이 더 왔고, 남성은 실물 신분증을 보여줬으며 21세였다.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이들이 먹고 마신 금액은 총 71만6000원인데, 손님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계산을 서로 미룬 것이다. 오전 2시30분쯤 한 여성이 "현금을 찾아야 한다"며 ATM 기기 위치를 물어봤고, 1시간 후 또 다른 여성이 나와 "뒤에 애가 계산할 거예요"라고 말하며 나가려고 했다. 이에 A씨는 여성을 붙잡았는데, 뒤이어 나온 남성은 "앞에 나간 사람이 계산 안 했냐. 지금 다 돈이 없고 이체 한도가 막혀서 내일 입금하겠다. 오늘은 그냥 보내주면 안 되겠냐"고 요구했다.
A씨가 "돈을 안 내고 가려면 실물 신분증을 두고 가고, 모바일 신분증을 보여준 3명 중 1명은 휴대전화를 두고 가라"라고 했다. 그렇게 한참 실랑이하던 중 갑자기 한 여성이 자기 일행을 가리키면서 "우리는 성인인데 얘는 미성년자다. 문제 생기면 사장님 손해지 않냐. 미성년자인데 괜찮냐. 돈 드릴 테니까 일단 보내달라"고 협박했다. 그러자 남성도 "그냥 경찰 불러라. 얘네 다 미성년자다"라고 말한 후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더 황당한 일은 경찰이 도착한 후에 벌어졌다. 이들은 경찰에게 "사장이 우리 신분증 검사 하나도 안 했다. 아무것도 안 보여줬는데 그냥 들어가라고 해서 놀았다. 모바일 신분증도 보여준 적 없다"며 A씨 잘못으로 몰아갔다.
알고 보니 미성년자 손님들이 사용한 모바일 신분증은 SNS에서 불법으로 판매하는 앱이었다. 실제 모바일 신분증처럼 QR 코드를 찍으면 사진도 뜨고, QR 코드가 사라지는 시간까지 나와 있는 등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앱이었다.
경찰은 일행 중 여성 4명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행히 A씨가 신분증을 확인하는 모습이 CCTV에 남아 있어 이들의 거짓말은 금세 밝혀졌다. 여성 3명은 모바일 신분증 앱을 바로 삭제했으나, 캡처한 것이 남아 있어 위조 신분증을 사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이후 미성년자 여성 한 명의 부모가 A씨를 찾아와 "죄송하다"며 술값을 모두 계산했다. 해당 여성도 무릎 꿇고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나머지 여성들은 모두 학교를 자퇴했고, 부모들과도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A씨는 무전취식 신고는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는 "신분증을 위조할 경우 공문서위조죄 및 행사죄, 주민등록법 위반,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조 신분증에 속은 업소의 경우엔 CCTV 영상이나 증언으로 신분 확인을 한 사실이 입증되면 행정처분을 면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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