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토홀딩스는 전날 자회사인 미스토코리아에 본사 사옥을 514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미스토코리아는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9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추가로 조달한다. 이로써 미스토코리아의 총 단기차입금은 1855억원으로 증가한다.
미스토코리아 측이 내세운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현재 미스토홀딩스 사옥의 80%를 임차해 사용하며 연간 약 14억원의 임대료를 지주사에 내고 있어 사옥을 매입하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는 미스토코리아의 재무적 실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 하반기 상업용 대출 금리는 4%대로 형성돼 있다. 390억원의 신규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연간 이자 비용이 임대료와 큰 차이가 없거나 초과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사옥 거래의 목적이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지주사와 대주주의 이익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미스토홀딩스는 2023년 4월 사옥 매입 당시 435억원을 지불했다. 이번 거래로 1년 반 만에 시세 차익 79억원을 취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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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으로 오너일가 지분율 지속 상승━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의 수혜자가 오너일가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미스토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35.94%를 보유한 비상장 개인회사 ㈜피에몬테다. 피에몬테의 지분은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회장 75.18% ▲윤근창 미스토홀딩스 사장 4.05% ▲윤 사장이 지분 60.2%를 보유한 케어라인 20.7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대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특별배당은 대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피에몬테의 미스토홀딩스 지분율은 2019년 20.11%에서 2022년 26.39%, 2023년 34.89%, 2024년 35.90%로 지속 증가했다. 윤윤수 회장과 윤근창 사장은 올해 상반기 각각 30억7500만원, 17억7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 재무구조 전문가는 "자사주 취득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권장되고 있지만 소액주주뿐 아니라 대주주에게도 영향을 미치므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이 많을 수록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고, 회사에 따라서는 이를 지배력 강화를 위해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미스토홀딩스 측은 "임차료 절감은 물론 사옥을 유형자산으로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 및 추가 수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재무적 실익이 없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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