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별도 기준 휴림로봇의 매출액은 2021년 이후 매년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년째 적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1년 전(-29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직각좌표로봇 관련 매출은 2022년 205억원을 기록한 이후 급격한 매출 감소세를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은 103억원으로 2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AI(인공지능) 로봇인 TEMI와 애완로봇의 경우 2022년 이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로봇응용시스템 관련 매출도 2021년 130억원으로 최고 매출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매출액은 47억원으로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41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휴림로봇의 매출 성장세가 정체된 건 로봇 분야에 대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계열사 인수를 통한 외형확장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별도 기준 휴림로봇의 공장 등을 포함한 유형자산은 2021년 81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가상각되며 자산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휴림로봇의 유형자산은 68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매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 증가했다.
반면 종속기업 및 관계투자와 관련한 유형자산은 크게 늘었다. 별도 기준 2020년 101억원이던 종속기업 및 관계투자 유형자산은 올해 상반기 557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도 엣지파운드리와 이큐셀 인수를 위해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677억원을 출자했다. 이에 따라 연결 기준 2020년 273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331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1033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 대비 2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늘어난 매출 성장세와 달리 무리한 확장에 따른 부실계열사의 증가로 수익성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휴림로봇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이큐셀, 휴림에이텍, 휴림케이에스디,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 휴림인프라투자조합, 휴림에이엠씨 등 6개사다. 지난해 기준 이큐셀과 휴림에이텍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은 수익성이 매우 낮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해 휴림케이에스디는 5억4400만원, 휴림인프라투자조합은 81억1500만원, 휴림에이엠씨는 7억3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휴림에이텍(28억원)과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8억원)을 제외하고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휴림에이엠씨의 경우 –3억원, 휴림인프라투자조합은 –5억원, 휴림케이에스디는 –5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큐셀의 경우 3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따라서 문어발 확장에 따른 부실기업의 증대로 인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일례로 휴림로봇은 지난해 말 관계사 파라텍의 3회차 전환사채(CB) 15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애초에 파라텍 지분을 인수한 휴림인프라투자조합 자체가 휴림로봇이 60%를 출자한 곳인데, 파라텍 지분율은 9.43%에 불과하다. 당장 본업 경쟁력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지배력이 약한 계열사에 쏟아부은 셈이다.
AI·자율이동로봇(AMR) 분야 진출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술 개발이나 생산 인프라 투자보다는 외부 투자나 계열사 확장에만 관심을 보여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계열사 확장에만 매달리다 보니 오히려 부실만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당장 로봇사업 역량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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