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지난 15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ETF(상장지수펀드)는 '중국 증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부진을 털고 반등 조짐을 보이는 중국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기 때문.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장중 3892.55까지 오르며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정 본부장은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민간 기업 지원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증시가 반등했다"며 "저평가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 투자 관련 기회 요인으로는 중국 증시의 저평가와 기술 자립 산업의 성장을 꼽았다. 그는 "중국의 AI·반도체·휴머노이드·바이오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알리바바, 샤오미, BYD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주의할 점도 언급했다. 장기투자 시 타 시장과 다른 전략이 필요해서다.
정 본부장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을 제안했다.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핵심(Core) 자산과 위성(Satellite) 자산으로 나눠 운용하는 전략이다. 이를테면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와 같은 글로벌 분산 투자 상품을 코어 자산으로 두고, 중국 빅테크·바이오테크·휴머노이드 등 구조적 성장 산업에 새틀라이트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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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대중화 시대… 달라진 투자 트렌드 맞춰 투자자 보호 신경 써야━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국내 ETF 시장은 여전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비중이 큰 점에 대해선 우려했다. 지난 15일 기준 전체 ETF 거래대금 4조4000억원 중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1조2800억 원(28.8%)을 차지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성향이 변하고 있어 이러한 비중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국내 ETF 제도 개선 과제로 투자자 보호 강화를 꼽았다. "최근 고분배형 ETF가 인기를 끌고 있으나 원금을 훼손하면서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장기적 은퇴 자금 관리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노후 현금 흐름을 봤을 때 원금이 훼손되면 장기적 은퇴 후 삶의 노후 관리가 안 되기 때문에 과도한 분배율에 대해서도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원금이 줄어드니까 분배율은 일정해도 받는 분배 금액 자체는 계속 작아지는 만큼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가 전달돼야 한다"고 했다.
국내 시장에선 최근 시행된 배당 분리과세 정책이 중요한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를 지난 5월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 5일 기준 순자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신규 상장한 국내 전체 주식형 ETF 중 최대 규모다.
정 본부장은 가상자산 ETF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은 기존 금융 결제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미국과 홍콩 등 주요국에서 이미 제도권에 편입된 만큼 한국도 늦지 않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5년간 국내 ETF 시장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져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직접 비교·분석을 통해 상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 성장성을 가장 잘 추종하는 '퓨어플레이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 운용사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 ETF 브랜드 'TIGER'에는 운용 철학이 담겨 있다. ▲투명성(Transparent) ▲혁신(Innovative) ▲글로벌(Global) ▲효율성(Efficient) ▲신뢰성(Reliable)이다. 정 본부장은 "2006년 첫 상장 때부터 ETF의 본질인 투명성을 지켜왔고, 글로벌 성장주와 혁신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현재 한국,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캐나다, 호주 등 13개국에서 ETF 사업을 운영 중이다. 현지 오피스와의 리서치를 통해 국가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특히 올해 상장한 'TIGER 차이나테크TOP10'은 홍콩 리서치팀과 공동으로 지수를 개발했다. 그는 "중국 AI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을 성장 초기에 편입하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현지 인재 채용과 직접적 소통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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