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이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경찰로 35년간 근무한 김병수 후보자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진은 대구경찰청장 시절 김 후보. /사진=대구경찰청
NH농협생명이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라 내부통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농협생명은 서울 서대문구 사옥에서 제6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병수 후보자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29일 제5차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 후보를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1966년생인 김 후보는 경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 석사, 서울시립대 행정대학 행정학 박사과정 등을 수료했다.

이후 경찰청 범죄예방대응국장, 경남경찰청장, 대구경찰청장, 경찰청 경비국장 등을 역임하는 등 행정·법률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생명이 김 후보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에서 지시한 새로운 책무구조도 도입이 있다.


책무구조도는 경영진의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제도다. 금융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질 수 있어 산업계 중대재해처벌법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7월부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며 올해 금융사에 책무구조도가 순차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당국은 각 업권별 책무구조도 도입 일정에 맞춰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시범운영을 실시하는 등 업계의 사전 준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다.

지난 7월부터는 농협생명을 비롯해 자산 총액 5조원이 넘는 보험사 30개 사(생명보험회사 19개·손해보험회사 11개)를 대상으로 책무구조도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농협생명은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 작업을 마쳤다.

우선 임원 별 소관업무와 위험요인을 반영한 책무기술서를 작성하고 관련 체계도를 구축했다. 조직구조에 맞춰 부서 단위별 책무를 배분해 책임 소재를 명시했다.

법률·제재사례 등 책무 관련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해 자발적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총괄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도 개선해 임원 책무별 내부통제 현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농협생명은 김 후보 선임으로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김 후보는 경찰로 약 35년 동안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통제 등 총괄 관리의무를 이행·감독하기 충분한 전문성을 갖췄다"며 "해당 분야의 폭넓은 식견을 통해 실질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돼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NH농협생명 사옥 전경. /사진=NH농협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