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AI 열풍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은 닷컴버블 시기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매그니피센트 7'(M7: 구글·아마존·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기업에 대한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7개 기업이 S&P500 상승분의 41%를 차지하고, 전체 시가총액의 34%를 차지한다.
아마존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보수적인 가이던스와 AWS 수익성 둔화 우려로 주가가 8.3% 하락했다. 이후 지난 9월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과의 파트너십이 부각되며 4.3%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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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는 성장세… AWS는 경쟁사 대비 부진━
아마존은 올해 2분기 매출 1677억달러(약 234조8973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2억달러(약 26조8896억원)로 30.7% 늘어나며 시장 전망치였던 170억달러(약 23조8085억원)를 웃돌았다.같은 시기 북미 커머스 매출은 1001억달러, 글로벌 매출은 368억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물류 네트워크 지역화 성과로 북미 영업이익률은 7.5%까지 개선됐다. 프라임데이 행사 매출은 늘었지만 평균 할인율은 오히려 전년보다 낮았다. 관세 부담과 중국 판매자들의 할인 축소·행사 불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매출 309억달러(약 43조2970억원)로 전년 대비 17.5%, 직전 분기 대비 5.5% 늘었다. 영업이익은 102억달러(약 14조2922억원)로 전년보다 8.8%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1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분기 39.5%에서 2분기 32.9%로 하락,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구글 클라우드(GCP) 대비 성장률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WS는 글로벌 1위 사업자이지만 최근 애저와 GCP는 오픈AI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클라우드 수요를 많이 가져갔다"며 "아마존은 이런 LLM 업체들을 확보하지 못해 매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2분기 유무형자산에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314억달러를 투입했다. 자체 설계 칩 '트레이니움(Trainium) 2' 공급 확대와 AI·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
공격적인 투자는 현금흐름 부담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AWS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AWS 수주잔고(백로그)는 1950억달러(약 273조2340억원)로 전년보다 25% 늘었으며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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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협력으로 AWS 반등 기대… 관세 리스크는 부담━
고 연구원은 "최근 아마존이 앤트로픽과 협력해 1.3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모델 학습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오픈AI만큼은 아니지만 AWS 입장에서는 새로운 대형 고객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3분기부터 곧바로 실적 개선이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AWS 성장률이 회복세로 전환한다면 아마존 주가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740억~1795억달러, 영업이익 155억~205억달러를 제시했다. 2분기에도 가이던스를 상회했지만 AWS 마진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반기에는 주요국 무역 협상 타결로 실효관세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전가 여부가 불확실해 아마존 주가의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연구원은 "AWS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마존의 본업은 여전히 이커머스 부문"이라며 "관세가 비용 구조와 소비자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AWS 개선에도 불구하고 관세 리스크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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