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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뮤지움━
미술관은 노출콘크리트 구조라 마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진입로 역시 지하로 연결돼 외부와 단절된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거대한 문 너머에 숨겨진 전시실에는 자연광이 은은하게 스며든다.
특별 기획전 <현대미술 거장들의 공명> 전시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샤갈, 프랜시스 베이컨, 호안 미로 등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격변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거장들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실을 지나 바깥으로 나서면 미러가든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폴란드의 유명 작가인 이고르 미토라이의 '이카루스의 토르소'를 중심으로 넓고 한적한 정원이 펼쳐진다. 외벽을 거울로 마감해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풍경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그 너머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의 풍경은 해든뮤지움이 선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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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아도화상이 세운 전등사는 불교를 넘어 한반도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오늘날 전등사의 풍경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기나긴 역사를 오롯이 품은 전각은 아담하면서도 단정한 자태를 뽐낸다. 국가유산으로 가득한 경내를 거닐기만 해도 사극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 하다. 전등사에 방문한다면 전통찻집인 죽림다원을 지나치지 말자. 고요한 공간 속 고소한 차 한 잔의 여유는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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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국자와 주걱'━
독립서점에는 대개 주인의 취향에 따른 특정 분야의 책으로 가득하지만 국자와 주걱은 사회 이슈부터 철학, 신진 작가들의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다룬다. 마을 주민들이 주문하는 책을 들이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국자와 주걱에선 하룻밤을 보내며 책에 빠져들 수 있는 북스테이도 가능하다. 거실에 진열된 책은 누구나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안채는 북스테이 공간으로 투숙객은 마음에 드는 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두면 북토크와 공연에 관한 소식도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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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빵집 '돌멘베이커리'━
강화에서 재배된 재료를 활용한 빵도 눈에 띈다. 강화쑥, 노랑고구마, 마늘을 활용한 빵을 먹으면 지역의 계절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강화쑥 차 한 잔을 곁들이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강화해협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강화도에서 온전한 쉼을 채우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긴 연휴 끝에도 가슴 한편에 남은 고민과 걱정이 있다면 이곳에 내려두고 떠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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