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연휴 기간 AI(인공지능)주를 중심으로 미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점이 뒤늦게 반영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6.07%)와 SK하이닉스(8.22%)를 중심으로 지수가 크게 뛰었다.
같은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0.0원)보다 21.0원 오른 1421.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야간거래에서는 1432.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응해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자 원·달러 환율이 요동쳤다.
증권가는 원화 약세를 외국인 자금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한다. 최근 코스피 상승을 견인해온 외국인 순매수세가 환율 불안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고점권에 진입했지만 한·미 무역협상이나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등이 있어 원화 강세 전환 시점을 단정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원화 방향성과 상관없이 매물 소화 국면은 불가피하다"며 "과거 원화 약세 압력 확대 구간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원화 강세 전환과 함께 차익실현 심리 강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미 관세 협상 지연에 따른 환율 상승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해외 현지 직접투자가 확대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짐에 따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보호무역 확대 기조는 올해 지속된 뉴스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새로운 악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AI 강세장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관세 발언 직후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2.71%, 3.56%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업종별 주가 흐름이 더욱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반도체·조선 등 실적 전망이 밝고 보호무역 무풍지대인 업종들은 지속적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그 외 업종들은 환율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에 원하고 있는 반도체와 전력, 조선 등의 보호무역 무풍 수출주들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연휴 기간 부각된 반도체, 전력 인프라, 인바운드 소비재 등이 수혜를 입는 반면 다른 업종과의 격차는 커질 것"이라며 "이후에는 기술주 과열, 셧다운 장기화, 관세 협상 등 다양한 변수들을 소화하는 기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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