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4일 공개한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8.72% 늘고 영업이익은 31.8% 급증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조원 이상을 회복했다.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3년여 만에 최대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깜짝 실적에 해당한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날까지 집계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4조1312억원, 영업이익 10조1419억원이었다. 실제로는 각각 2조원가량 높은 성적을 거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AMD의 신형 AI 가속기 MI350X·MI355X에 HBM3E(5세대 HBM)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오른 6.3달러로 집계됐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6달러를 넘어선 건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MD가 내년 하반기부터 오픈AI에 공급할 MI450에 삼성전자가 HBM4 물량의 상당 비중을 공급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AMD와 오픈AI의 전략적 협력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의 퀄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도 전해져 조만간 공급이 본격화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AMD의 협력에 이어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에도 제품 공급이 확대될 경우 메모리 생산능력(캐파) 기준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삼성전자의 실적은 올해보다 폭을 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로 인한 강한 서버 투자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D램 경쟁사들의 캐파 확대 제약, 낸드 업체들의 타이트한 공급 전략 등을 감안하면 향후 메모리 전반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성전자는 2026년 기준 전체 산업 내에서 D램 32%, 낸드 30%의 캐파 점유율(웨이퍼 투입량 기준)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돼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가장 큰 수혜 업체가 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실적은 매출 351조8443억원, 영업이익 51조656억원이다. 이 같은 실적이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는 2021년 코로나 당시 펜트업(보복소비) 효과로 기록한 51조6338억원의 연간 영업이익 이후 5년 만에 연간 50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게 된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