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회계법인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기적 이익보다 감사 품질에 기반한 장기적 신뢰를 통해 확보돼야 한다"며 "감사 품질 중심의 시장 질서가 정착되도록 업계가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보수 위주의 과도한 경쟁은 감사 인력과 시간 감소로 이어져 감사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감사품질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내부 성과 평가·보상 체계도 품질 중심으로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감사 품질이 우수한 회계법인에 대해 감사인 지정과 감리주기 차등화 등 제도적 지원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감사 품질과 공익을 핵심 가치로 하기 위해선 회계법인의 건전한 지배구조가 중요하다는 것. 그는 "경영진 견제기구를 구성하고 네트워크 회계법인의 비감사용역 수행으로 감사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회계법인 지배구조 관련 공시 확대와 함께 기업의 비감사용역 공시 대상을 네트워크 회계법인까지 확대할 방침이며 분식회계도 단호히 대응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분식회계 관련 역대 최대 규모인 4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회계위반이 늘고 있는 경고음이라고 인식했다.
그는"고의적 분식회계에 가담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회계법인은 엄정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며 "고의·장기적 회계부정에 대한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고 경미한 위반이 반복될 경우 내부통제 개선을 의무화하겠다"고 못박았다.
투자자 눈높이 맞춘 감사와 신산업 검증 강화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감사보고서는 기업과 자본시장을 잇는 창구"라며 "핵심감사사항(KAM)을 충실히 기재하고 투자자와 금융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주요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설명해달라"고 했다. 이어 "플랫폼·가상자산 등 신산업 분야의 회계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더욱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등을 활용해 감사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것도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감사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인적자원 개발과 데이터보안 관리에도 힘써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디지털 감사기술 도입지원 TF(태스크포스)' 운영을 통해 감사기준 개정 등 제도 기반을 정비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 신뢰의 바탕이 되는 회계정보는 감사인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진정한 힘을 갖는다"며 "회계법인이 전문성과 윤리의식으로 감사품질을 높여 투명한 자본시장의 버팀목이 돼 달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회계업계의 건전한 경쟁과 혁신을 지원하며 열린 자세로 소통해 자본시장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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