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브로커를 따라 캄보디아에 갔다가 납치, 감금당한 여성들의 사례가 알려졌다. 사진은 현지 경찰서에 구금된 여성들의 모습. /사진=JTBC 캡처
"일을 도와주면 돈 1300만원을 챙겨주겠다"는 대출 브로커를 따라 캄보디아에 갔다가 납치, 감금됐다가 힘겹게 탈출한 30대 여성 2명의 사례가 알려졌다. 이들은 다행히 구조돼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지금도 협박받고 있다.

지난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30대 여성 2명은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돈 1300만원을 챙겨주겠다"는 대출 브로커의 말을 믿고 캄보디아로 떠났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공항에 도착하자 브로커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두 명에게 피해자들을 넘긴 채 사라졌다.


여성들은 여권과 휴대전화를 모두 뺏긴 채 시아누크빌 호텔에 감금됐고, 3일 후 범죄 단지인 '웬치'로 넘겨졌다. 이후 탈출 시도가 적발되자 두 사람은 강제로 헤어져야 했다.

여성 A씨는 프놈펜으로 넘겨져 심한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목을 조르고 온몸에 구타당하고, 머리채 잡히고, 책상 위에 머리를 찧었다"면서 "내가 뾰족한 걸로 목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손을 꺾고 난리를 치더라. 하얀 티셔츠에 피가 묻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는데, 오히려 조직은 A씨에게 경찰 무마 비용과 시체 처리비를 내라고 요구했다. A씨는 죽지 않았지만, 시체 처리하는 값은 내야 한다며 3000만원을 달라는 황당한 요구였다.


A씨와 떨어진 B씨는 유흥업소에 끌려갔다. B씨는 "옆에 앉아만 있으라고 하더니 갑자기 '그 사람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니 2차를 나가라'고 하더라"며 강제로 일해야만 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감금 13일 만에 한국에 있는 지인의 신고로 구조됐다. 다만 서류 처리 지연으로 현지 경찰서에서 한 달 넘게 구금 생활을 해야 했다. 이들은 현지 경찰들에게 성추행까지 당했다. A씨는 "경찰들이 가슴이나 엉덩이를 그냥 만졌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열흘 전 귀국했지만, 협박은 끝나지 않았다. 조직은 A씨 딸 사진, 납치 당시 강제로 마약을 투여한 영상 등을 온라인에 퍼뜨리며 돈을 요구했다. 대출 브로커는 이미 죽었다며 '다음은 네 차례'라는 살해 협박도 받았다. B씨는 역시 "보복당하는 게 제일 무섭다. 또 납치될 수도 있고 사람도 못 믿겠다"며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합동대응팀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은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총력을 다해 예방 대책을 세우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