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카로가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티유브이노르트 모빌리티 레이프-에릭 슐테(Schulte, Leif-Erik) 부사장(왼쪽)과 홍석민 페스카로 대표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인증 사업 협력을 위한 MOU 기념식. /사진=페스카로
코스닥 상장하는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솔루션 전문기업 페스카로의 영업이익률 하락 등이 위험으로 떠오른다.

지난 15일 페스카로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는 1만2500~1만5500원, 희망 공모금은 162억~201억원 규모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고 공동 주관사는 한화투자증권이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다음 달 21~27일까지다. 12월1~2일 청약을 거쳐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


페스카로는 자동차 전기장비 시스템 전문가와 화이트해커 출신 인력을 주축으로 2016년 설립된 차량 통합보안 플랫폼 기업이다. 임베디드 사이버보안과 전장 제어 솔루션을 함께 영위하며 차량 통신 보안·게이트웨이 등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해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페스카로의 최대주주는 홍석민 대표이사(지분율 41.11%)로 설립 초기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창업자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홍 대표 외에도 공동창업자인 이현정 이사(12.28%)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며 핵심 경영진이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한화시큐리티테크 신기술투자조합(7.97%), Next Unicorn·인터밸류5호·청년창업 투자조합 등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
강점(Strength)
제어기 단위 보안솔루션을 넘어 자동차 전체 시스템을 포괄하는 통합보안 체계를 갖춘 건 강점이다. 플랫폼은 ▲전장 제어기 최적화 보안솔루션 ▲차량 전체 통신 보호 게이트웨이 제어기(SGW) ▲공급망 관리용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용 IT 솔루션(CSMS 포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임베디드 사이버보안 기술은 자동차를 넘어 농기계·건설장비·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페스카로는 국내 승용 완성차 제조사와 협력하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부터 K사의 전 차종에 통합보안 솔루션을 공급해 왔고 매년 출시되는 신차에도 지속 납품하고 있다. 차 보안 솔루션은 교체가 어렵기 때문에 장기 계약이 유지되는 '록인'(Lock-in)효과가 발생한다.


글로벌 차 사이버보안 규제 강화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전장화·연결성 증가로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면서 UN R155와 R156이 2024년 7월부터 유럽 전역에서 시행됐다. 이 규제는 차량의 설계, 개발, 생산, 유지보수 전 과정에서 보안 관리 체계를 갖출 것을 의무화하고 완성차 제조사가 차량을 유럽에 판매하려면 반드시 CSMS 및 VTA 인증받아야 한다. 같은 해 12월 발효된 EU 사이버복원력법(CRA)은 산업용 IoT·건설장비 등으로 규제 범위를 넓히며 관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도 UN R155 기반의 자국 규제를 도입 중으로 관련 인증 대응 솔루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규제 확대가 자동차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산하는 흐름은 규제 대응 IT 보안솔루션(CSMS Portal)과 관련 기술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페스카로의 성장에 직접적인 수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약점(Weakness)
페스카로의 수익성 둔화는 단기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회사의 영업수익은 2022년 67억원에서 2024년 143억원으로 성장했지만 2025년 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23년 실적을 견인했던 전장부품 보안솔루션 매출이 자동차관리법 시행 지연과 고객사 신차 양산 일정 연기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2년 17.3%에서 2025년 반기 2.6%로 하락했다. 자동차 통신 보안솔루션 매출 비중이 2023년 14%대에서 2025년 반기 42.9%로 확대되며 원재료비 부담이 커졌고 신규 프로젝트를 대비한 인력 확충으로 인건비도 증가했다. 규제 시행과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매출이 일부 이연돼 늘어난 비용이 제때 반영되지 못한 점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페스카로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프로젝트 사이클이 길어 반기 실적만 보면 일시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이미 체결된 계약 물량이 많아 향후 3년간 목표 매출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담도 상장 후 주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는 우수 인력 유지를 위해 총 5차례에 걸쳐 114만57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으며 현재 미행사 물량은 75만2600주로 전체 주식의 약 7.8%에 해당한다. 이는 기술특례 상장사 평균(3~5%)보다 높은 수준이다. 향후 스톡옵션이 행사되면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식 희석이 발생하고 주식보상비용이 손익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관계자는 "보통 스톡옵션 행사 기간이 2년인데 페스카로의 경우 4년이 만기로 설정이 돼 있어 미행사 물량이 좀 있다 "며 "향후 완만하게 희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직 중심의 조직 특성상 인력 관리가 중요해 이탈 관리가 중요한데, 실제로 퇴사율이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기회(Opportunity)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설루션 전문기업 페스카로가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페스카로
페스카로는 해외 시장 확대를 주요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2025년 1월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중국은 2026년부터 차량 사이버보안 규제(GB 44495·44496)가 시행될 예정으로 차 통신 보안 솔루션의 요구가 늘고 있다. 자체 보안 역량이 부족한 중국 중소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외부 솔루션 도입이 확대되고 있어 페스카로는 현지 법인을 통해 기술 제안, 공동개발, 인증 컨설팅 등을 진행 중이다.

유럽·일본·북미 등 이미 UN R155 기반 규제가 시행되거나 예정된 시장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각 지역의 규제 요건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인 글로벌 매출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중국 외에도 일본·유럽·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전시회 참가와 파트너십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일본 법인은 내년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구체적 일정은 내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카로의 성장 기반은 주요 고객사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 전략에 있다. 핵심 고객사는 매년 2종 이상의 신차와 파생 모델(EV·하이브리드)을 선보이고 2030년까지 총 7종의 신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 보안 솔루션은 신차가 늘어날수록 납품 물량도 꾸준히 증가한다. 특히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2027년부터 모든 차종에 사이버보안 솔루션 적용이 의무화되면서 완성차 제조사들이 선제적으로 보안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스카로는 이미 2025년 확정 매출 19억8800만원을 달성했으며 고객사의 중장기 신차 출시 일정에 맞춰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특정 거래처 매출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지적에 페스카로 관계자는 "특정 고객사 매출 비중은 점차 감소 중이며 현대차 계열뿐 아니라 농기계·상용차 등 다양한 고객사와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협(Threat)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과 전장 제어 솔루션 사업의 시장 리스크도 페스카로의 잠재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는 완성차 산업의 가격 구조와 공급망, 기술개발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OEM의 투자 일정과 수주 구조에도 직접적인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관세 인하 시 전장 투자 확대가 기대되지만 협상 지연이나 인하 무산 시에는 고객사의 보수적 투자로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

관계자는 미국 등 글로벌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과 관련해 "사이버보안은 수출을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규제라 관세 변화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고객사들도 필수 투자 영역으로 보고 있어 환경에 맞춰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보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효율성 확보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이후 단기 수급 부담도 변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의 32.18%로 기술특례 상장사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3개월 내 누적 유통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확대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매도 압력이 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유통 가능 물량이 보통 20~40% 수준인데 최근 상장 기업들도 다 30% 내외로 평균이라 볼 수 있다"며 "신규 공모 수량이 최소 130만 주이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유통 물량이 충분해 시장 내 거래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