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마약운반책이 경찰에 붙잡힌 후 프라이팬을 돌려주러 온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놨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마약운반 중 붙잡힌 뒤 '프라이팬을 돌려주러 왔다'는 황당한 핑계를 댄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제13형사부(배은창 재판장)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42)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23일 독일에서 한국으로 발송된 마약 361.58g을 국내 모처에 전달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제우편물로 발송된 택배는 비타민 제품과 마약이 혼재돼 있었다. 경찰은 택배 속에 있는 마약류를 적발한 뒤 우편물을 수거하려던 A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았다. A씨가 운반하던 마약은 재판부에 의해 모두 몰수된 상태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체포 당시 프라이팬을 들고 있었다. 이후 "지인에게 프라이팬을 돌려주려고 온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건물에 이 프라이팬을 빌려준 사람은 없었다. 이후 조사 결과 A씨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택배를 전해주면 1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마약 전달책 역할을 맡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택배 내부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우편물 수취인으로 다른 사람의 이름을, 배송지는 과거 주소지를 기재했다"며 "피고인은 마약류 수수 모습이 발각될 경우 처벌을 피하기 위해 프라이팬을 들고 오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모발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 점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마약 가액에 대한 지식도 충분했을 것"이라며 "상책 지시에 따라 문자 내역을 모두 지우는 등 범행에 필수적인 역할을 분담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마약류 관련 범행이 급속도로 국제화·조직화되고 국내에 수입·유통되는 마약류가 급증하는 최근 현실을 고려할 때 밀수입 범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마약이 압수돼 유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